“뒤늦게 첼로를 시작했지만, 저에게 가장 맞는 악기여서 행복합니다. 손가락에 물집이 잡힐 정도로 연습을 반복하고 있어요. 다만 출발이 늦어 아쉽기는 하지만 제 연주에 나름대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당찬 첼리스트 박예원(15·순천 남산중 3년)양이 첼로를 시작한 것은 중학교 들어와서다. 초등학교 방과후수업으로 바이올린을 하다가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순천 청소년 오케스트라에 입단하면서 첼로로 바꿨다. 아버지 박정동(49)·어머니 강은애(44)씨와 존경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 마윤미 선생님의 권유도 있었지만 안정된 음이 주는 편안함에 이끌렸다.

“집안 사정으로 레슨은 물론 악기마저 살 수가 없어 마윤미 선생님께서 빌려주신 첼로로 연주하고 있어요. 이번에 300만원 지원금을 받아 첼로를 담을 수 있는 케이스와 활을 샀습니다. 당분간 이것으로 충분할 것 같아요. 이제 더 열심히 연습하겠습니다.”

박양이 현재 배우고 있는 곡은 하이든 첼로협주곡 1번 C장조다. 입학을 꿈꾸는 한국창의예고 시험곡이다. 집에서 가깝고 무엇보다 학비가 없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부모님의 도움 없이 음악가의 길을 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첼리스트 장한나, 조윤경 언니를 너무도 존경합니다. 언니들처럼 연주하기 위해 밤낮없이 첼로를 켜고 있어요. 아직 최고로 가기 위해서는 부족한 점이 있지만, 조만간 전국 5등 안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녀는 학기 중에는 평일 학교 수업을 끝마치고 교회에서 밤 11~12시까지, 방학 중에는 하루 7~8시간씩 연습하고 있다. 체계적인 개인레슨을 받은 또래 친구들보다 뒤처졌다는 생각에 손가락에 물집이 잡히고 벗겨져도 연습시간은 그대로 유지한다. 그같은 노력으로 전남 제13회 전국음악콩쿠르에서 현악 3등, 실내악 부분 2등, 현악 합주 부문 1등을 수상하는 등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오케스트라에 참여하면서 6명으로 구성된 앙상블 팀도 만들어봤어요. 지역 아이들을 지도하며 정서적으로 예민한 아이들과 음악으로 소통해 안정을 찾도록 돕고 있습니다. 오케스트라를 하면서 요양병원, 노인주간보호센터, 장애인시설 등을 찾아가 봉사활동도 하고 있고요.”

박양은 세월호 7주기 기억식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연주를 하고, 순천국제교향악 축제 홍보 플래시몹 영상 촬영에 대표로 참여하기도 했다. 순천만 국가정원에서 열린 전국생활문화 축제 폐막식의 오프닝 무대에서 연주하는 등 조금씩 자신의 연주를 찾는 사람들로 인해 힘을 얻고 있다. 으뜸인재 심사위원들 역시 박양의 연주를 듣고 본인이 가지고 있는 테크닉을 넘어 음악을 훌륭하게 표현한다고 극찬했다.

“제가 도움을 받은만큼 경제적으로 소외된 아이들에게 꿈과 소망을 주고 싶습니다. 으뜸인재로 뽑아주셔서 너무 감사한 마음입니다. 부모님, 지휘자 선생님이 너무 좋아하셨어요. 저 역시 더 정진할 수 있는 계기를 주셨습니다. 노력해서 주위 도움에 보답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