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대학시절에 배운 응급처치법으로 이렇게 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니 저조차도 놀랐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더 많은 활동을 하기 위해 의용소방대에 가입했습니다.”

김지수(43·광주시 서구 치평동·사진)씨는 지난 2월8일 생애 가장 긴박했던 ‘골든타임’ 10분을 경험했다. 이날 광주시청 1층 화장실에서 머리에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져 있는 한 고령자를 발견해 응급처치에 나섰다.

“어르신은 안색이 검게 변해 있었고 혀가 목구멍으로 말려 들어가 스스로 호흡을 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맥박이 간헐적으로 미약하게 뛰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조대원이 도착하기까지는 10분. 김씨는 구조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인공호흡과 심폐소생술을 했다. 이후 현장에 도착한 대원이 인공호흡과 심폐소생술을 이어 실시하고 심장박동을 확인한 뒤에 어르신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김씨는 10일 정의롭고 따뜻한 광주정신을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세 번째 광주시 ‘의로운 시민’에 선정됐다.

인명을 구조한 그는 광주서부소방에 의뢰해 지난 4월 부서원 11명 전원과 응급처치교육을 함께 받았다. 이후 5월에는 살고 있는 동네에 보탬이 되기 위해 서부소방서 의용소방대에 가입했다. 직장 동료도 그의 ‘선한 영향력’을 받아 동참했다.

한국수자원공사에서 근무하는 김씨는 2년 전부터 전남지역협력단에 소속돼 지역 사회공헌활동을 도맡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전남지역협력단(단장 기남연)은 지난달 광주서부소방과 업무협약을 맺고 오래된 심장제세동기를 교체하기 위한 1000만원을 지원했다.

오는 9월에는 광주 서구지역 고령층을 대상으로 소화기 100대, 응급처치 꾸러미 100개를 나눠 줄 예정이다.

김씨는 “광주 사람이라면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다”며 “우리 광주시민에게는 의로움을 실천하는 디엔에이(DNA)가 천성적으로 자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의로운 시민상은 자신의 위험을 무릅쓰고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한 의로움을 실천한 시민을 발굴·표창해 광주의 의(義)를 확산해 나가기 위해 지난 2019년부터 시작한 시책이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