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이후 저를 좋아해 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이 너무 많아서 놀랐어요. 처음 국가대표가 됐을 때 김연아, 박지성처럼 훌륭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는데, 막상 제가 그런 선수가 됐다니 아직도 신기해요.”

대한민국 하계올림픽 사상 첫 3관왕부터 도쿄올림픽 첫 3관왕, 세계양궁 남녀 혼성전 첫 금메달까지. 한국 양궁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안산(20·광주여대)은 “모든 게 신기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4일 오전 10시 광주여자대학교 국제회의장에서 ‘2020 도쿄올림픽 양궁 3관왕 안산 선수 환영식’이 열렸다.

환영식은 이선재 광주여대 총장과 김성은 광주여대 양궁부 감독, 문산초 노슬기 교사, 광주체중 박현수 교사, 광주체고 이선미 교사 등이 참여한 가운데 온·오프라인을 병행해 진행됐다. 전국 고등학생과 광주여대 학생들이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을 통해 온라인 참여했으며, 실시간 유튜브 스트리밍 방송에서도 3000여명이 넘는 시청자들이 환영식을 함께했다.

안산은 행사에서 이 총장과 김 감독에게 금메달을 걸어 주며 “이 총장님을 비롯해 지도자 한 분 한 분에 감사하다. 감사한 분들이 너무 많다. 이 분들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산은 금메달이 걸린 올림픽 결승 무대에서도 끝까지 침착함을 잃지 않는 ‘강철 멘탈’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사실 긴장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그저 긴장하고 있는 것과 긴장을 풀려고 노력하는 건 많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대회에서는 ‘차분하게 생각하자’, ‘진정하자’고 혼잣말을 하며 긴장을 풀었어요. 어떤 일이든 잘 안 되거나 힘든 감정이 들 때, 그런 생각들을 빨리 떨쳐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 운동할 때 만큼은 모든 면에서 긍정적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안산은 ‘3관왕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광주여대 양궁부의 편한 운동 분위기와 감독님의 지도 능력이 시너지를 높였다. 특히 시합 도중 머릿속을 가볍게 하기 위해 감독님이 조언을 해 주신 게 큰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이어 “훈련을 실전처럼 여기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 온 것도 주효했다”고 돌아봤다.

안산은 다음 목표로 ‘세계 신기록’을 꼽았다.

“이번에 (랭킹라운드에서) 올림픽 신기록을 세웠는데, 기왕이면 세계 신기록이 더 좋잖아요? 운동하면서 꼭 한번 달성해 보고 싶어요. 앞으로 시합 때 조금 더 평정심을 갖추고, 바람을 파악하는 힘도 키우고 싶어요. 스스로에게 확신을 갖고 훈련에 임하겠습니다.”

안산은 이날 온라인으로 참여한 학생·교수 등과 응원 메시지도 주고받았다. 한 학생이 “뒤에서 묵묵히 응원하는 사람들 많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늘 행복하고 힘냈으면 좋겠다”고 하자, 안산은 “꼭 행복하겠다”고 화답했다.

안산은 청년들에게 “의지만 있으면 못할 게 없다. 나처럼 끝까지 포기하기 않고 노력해서 어떤 일이든 좋은 결과 있었으면 좋겠다”고 격려의 메시지도 전했다.

한편 광주여대는 2012 런던올림픽 기보배, 2016 리우올림픽 최미선에 이어 안산까지 3명의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했다. 행사에서는 안산 선수 3관왕을 기념하는 부조(浮彫) 조형물 제막식도 진행됐다.

/글·사진=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