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 거의 매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는 5·18 의혹들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오월 정신 계승을 약속하고 광주의 아픔을 공유했다. 광주일보 취재팀이 지난 4년 동안의 문 대통령 기념사를 분석한 결과 5·18 관련 정책 과제는 크게 열 한가지였다. 이들 과제는 그동안 얼마나 이행됐을까.

문 대통령의 5·18 약속 중 핵심은 80년 5월 당시 발포 과정 및 책임자, 헬기사격·암매장·성폭력 등에 대한 진상 규명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문 대통령은 2017년 기념식 때부터 매년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조속한 구성과 출범을 강조했지만 야당의 반대로 2019년 말에야 현실화됐다. 이러한 제도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조사위 출범이 지연되면서 진상 규명 활동(2020~2023년)은 다음 정부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은 헌법 개정안의 국회 처리가 무산되면서 사실상 폐기돼 큰 아쉬움을 남겼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역시 이를 뒷받침할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여태껏 국회에 계류 중이다.

5·18의 진상을 알리기 위해 목숨을 던진 박관현·표정두·조성만·박래전 등 민주 열사들 대한 추모 사업이나 경찰관·군인·해직기자 등 희생자에 대한 명예 회복 조치도 미흡하기만 하다. 그나마 옛 전남도청 복원은 오는 2024년까지 진행되면 완료될 예정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문 대통령의 열 한가지 약속 가운데 두 가지만 완료됐고 여섯 가지는 현재 진행되고 있으며, 나머지는 백지화되거나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결국 ‘절반의 성공’인 셈이다. 이제 문 대통령의 임기도 1년밖에 남지 않았다. 정부는 남은 기간 동안 진상 규명과 오월 정신 계승 등 문 대통령의 약속이 지켜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