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는 1912년 지리산과 백운산에 도쿄대 연습림을 조성했다. 식민지 통치를 강화하기 위해 조선토지 조사 사업을 벌이면서 백운산의 109.65㎢와 지리산의 52.45㎢ 등 162.1㎢ 규모의 산을 연습림으로 만든 것이다. 이와 관련 향토 사학자들은 “일제가 혹독한 세금을 앞세운 토지 수탈 정책을 펴, 향교와 민간인들의 소유권을 포기하게 만들었다”며 ‘사실상 땅을 빼앗은 셈’이라고 주장한다.

도쿄대 연습림은 해방 이후 국유화됐으며 관리권이 서울대로 넘어가면서 서울대 남부 학술림이 됐다. 이후 백운산 학술림은 연구 목적으로 서울대가 관리해 왔으나 2011년 12월 법인화 전환 이후 10년째 중앙부처와 지자체가 소유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서울대 법인 설립·운영 법률’을 보면, 법인 설립 당시 관리 중인 국유재산은 법인으로 무상 양도하도록 돼 있긴 하다.

한데 서울대는 “학술림을 국가로부터 무상양도 받는 것에 대한 법적 당위성이 충분하다”는 내용의 연구 과제를 최근 발표했다. 이에 대해 광양 시민들은 “서울대가 아직도 무상 양도 의지를 버리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광양시와 시의회는 최근 서울대 학술림의 무상양도 계획에 반대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무상양도를 시도하는 어떠한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들이 이처럼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은 학술림이 서울대 법인으로 넘어가면 영리 목적의 임대나 매각 등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서울대는 광양 시민의 반대가 큰 만큼 무상양도 방침을 철회해야 할 것이다. 광양 시민의 자산이며 삶의 터전인 백운산을 가져가려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