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2040] 일본의 수출 규제를 계기로 본 과거 청산과 정의
2019년 07월 29일(월) 04:50 가가
정준호 위민연구원 이사·법무법인 평우 대표 변호사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다. 불행했던 과거사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일제 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한 후유증은 두고두고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분열의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일본 정부의 한국을 대상으로 한 수출 규제는 과거사 정리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 강제 징용에 대한 우리 대법원의 판결과 일본군 위안부 ‘화해·치유재단’의 해산이 직접적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를 핑계 삼은 자민당의 정략적 계산이 보다 실질적인 이유임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럼에도 일본의 이러저러한 최근의 혐한 분위기 조성은 근본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첫째는 과거 청산의 접근 방식이다. 일본은 한국의 식민 지배 기간 동안 ‘반인도적 범죄’를 지속적이고 광범위하게 자행하였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군 위안부와 근로 정신대, 강제 징용이며, 이들에 대한 인권 유린은 상상을 초월하였다. 그러나 일본은 전쟁이 끝난 후 제대로 된 사죄는 물론, 전범에 대한 처벌도 도쿄 재판에서 9명을 기소하여 처벌한 것이 사실상 전부이다. 과거 자신들의 범죄, 그것도 인도에 반한 죄를 덮거나 정당화하는데 혈안이 되어 왔으며, 한국 전쟁으로 경제적 특수까지 얻었던 일본이 선택한 한국과의 국교 정상화 방안은 과거를 불문에 붙이는 조건으로 경제적 원조를 하는 것이었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셈이다.
둘째는 역대 우리 정부의 자세이다. 6·3 한일 굴욕 회담을 반대하는 전국의 양심적인 인사들의 투쟁에도 불구하고 당시 박정희 정권은 그 회담을 강행하였고, 그 대가로 경부고속도로 건설로 상징되는 경제 원조를 받아 왔다. 그 후로 일본의 전쟁 범죄, 식민 지배 과정에서 저지른 반인도적 범죄 행위들에 대한 거론조차 쉽지 않은 세상이 되어 왔다. 심지어 국정 교과서의 곳곳에 식민 사관이 그대로 스며들기도 했다. 지난 박근혜 정권에서는
또다시 일본군 위안부 협상을 체결하고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아오신 위안부 할머니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0억 엔을 지원받는 조건으로 불가역적 협상을 맺기도 했다. 그러니 일본으로서도 이런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고, 어쨌든 나름의 주장을 앞세울 수 있는 것이다.
셋째는 과거 청산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하는 문제이다. 6·3 한일 협정이나 정신대 협약이나 국가 간의 외교적 절차에 의한 것이므로 인정하는 것은 마땅하다. 그러나 그 협정이나 협약으로 일본의 전쟁 범죄에 대한 사면까지 주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국가 간의 관계 회복과 이를 위한 경제 지원 등의 문제와 일본이 저지른 전쟁 범죄로 인한 개인의 피해를 보상하거나 치유해야 할 책임의 문제는 엄연히 구별되어야 한다. 이것이 최근 우리 대법원의 판결에 담긴 의미이다. 따라서 일제의 과거 청산은 국가 간의 관계 못지않게 국민의 정서와 개인들의 피해에 대한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신대 협약은 많은 국민들의 반대에 부딪쳤고, 실효성을 가질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 마땅히 바로 잡아야 한다. 불행했던 과거를 청산하는데 그 불행의 직접 피해 당사자들의 뜻에 반하는 청산의 방법을 국가의 이름으로 강제하는 것 또한 온당치 못한 것임을 이제라도 원칙으로 삼자는 것이다.
넷째는 차제에 기업과 국가가 공동으로 한국 기업의 구조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본격화하는 것이다.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들의 부품 하나하나를 뜯어보면 결국 ‘메이드 인 코리아’가 아니라 ‘메이드 인 재팬’이라는 말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제조업의 많은 원천 기술과 핵심 부품을 일본에 의지하고 있는 기업의 구조적인 상황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다각적이고 직접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업과 국가가 중장기 계획을 마련하고 단계적으로 한국 기업의 원천 기술과 핵심 부품 및 소재 개발에 과감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고,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이나 이공계 대학의 활성화 정책도 함께 반영되어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공정한 관계의 문제, 원천 기술과 소재 개발을 위한 이공계 분야의 전문가 양성을 위한 기업의 선순환 투자 등이 함께 반영된 중장기 계획과 로드맵이 필요하다.
명분은 없어 보이지만 현실적으로 한국에게는 적지 않은 압박이 될 수밖에 없는 일본의 수출 규제는 반일 감정과 정서만으로 대응할 문제가 아니라 ‘정의’에 기반한 과거 청산의 원칙을 다시 정립하고, 일본이 자국의 기술력과 경제력을 앞세워 한국을 압박하는 관행을 되풀이할 수 없도록 실효적이고 원천적인 대책이 마련될 때 일본의 입장과 자세도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며칠 전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입장은 공감이 가는 내용이다.
셋째는 과거 청산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하는 문제이다. 6·3 한일 협정이나 정신대 협약이나 국가 간의 외교적 절차에 의한 것이므로 인정하는 것은 마땅하다. 그러나 그 협정이나 협약으로 일본의 전쟁 범죄에 대한 사면까지 주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국가 간의 관계 회복과 이를 위한 경제 지원 등의 문제와 일본이 저지른 전쟁 범죄로 인한 개인의 피해를 보상하거나 치유해야 할 책임의 문제는 엄연히 구별되어야 한다. 이것이 최근 우리 대법원의 판결에 담긴 의미이다. 따라서 일제의 과거 청산은 국가 간의 관계 못지않게 국민의 정서와 개인들의 피해에 대한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신대 협약은 많은 국민들의 반대에 부딪쳤고, 실효성을 가질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 마땅히 바로 잡아야 한다. 불행했던 과거를 청산하는데 그 불행의 직접 피해 당사자들의 뜻에 반하는 청산의 방법을 국가의 이름으로 강제하는 것 또한 온당치 못한 것임을 이제라도 원칙으로 삼자는 것이다.
넷째는 차제에 기업과 국가가 공동으로 한국 기업의 구조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본격화하는 것이다.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들의 부품 하나하나를 뜯어보면 결국 ‘메이드 인 코리아’가 아니라 ‘메이드 인 재팬’이라는 말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제조업의 많은 원천 기술과 핵심 부품을 일본에 의지하고 있는 기업의 구조적인 상황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다각적이고 직접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업과 국가가 중장기 계획을 마련하고 단계적으로 한국 기업의 원천 기술과 핵심 부품 및 소재 개발에 과감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고,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이나 이공계 대학의 활성화 정책도 함께 반영되어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공정한 관계의 문제, 원천 기술과 소재 개발을 위한 이공계 분야의 전문가 양성을 위한 기업의 선순환 투자 등이 함께 반영된 중장기 계획과 로드맵이 필요하다.
명분은 없어 보이지만 현실적으로 한국에게는 적지 않은 압박이 될 수밖에 없는 일본의 수출 규제는 반일 감정과 정서만으로 대응할 문제가 아니라 ‘정의’에 기반한 과거 청산의 원칙을 다시 정립하고, 일본이 자국의 기술력과 경제력을 앞세워 한국을 압박하는 관행을 되풀이할 수 없도록 실효적이고 원천적인 대책이 마련될 때 일본의 입장과 자세도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며칠 전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입장은 공감이 가는 내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