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합’

‘아이 캔 스피크’

모처럼만에 찾아온 설 황금연휴, 지치고 바쁜 일상을 떠나 힐링하기 좋은 시간이다. 그러나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기에는 부담이 되고 아무 일 없이 시간을 보내기도 그렇다. 이번 설 연휴에는 TV에서 방영되는 다양한 영화를 보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는 것은 어떨까.

5일간의 영화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1일 ‘내부자들’

대한민국을 강타한 권력가들의 진짜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인물들의 캐릭터가 살아 있다는 평을 받았다.

영화는 조폭과 언론, 정치, 법률가 등의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전개된다. 복수를 계획하는 정치깡패 안상구는 믿었던 이강희에게 배신을 당한다. 그리고 정치인 장필우의 조상무에게 손을 절단당하는 아픔을 겪는다. 조폭과 검찰, 언론 그리고 정치, 재벌 등 내부자들의 숨겨진 이야기는 우리사회 권력자들의 민낯을 보여준다. (KBS2 밤 11시 15분)

◇2일 ‘궁합’

영화 ‘관상’ 제작진의 또 다른 역학 시리즈로 “세상의 모든 인연에는 궁합이 있다!”는 관점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극심한 흉년이 지속되던 조선시대, 왕은 송화옹주의 혼사만이 가뭄을 해소할 것이라 믿는다. 대대적인 부마 간택을 실시하고, 최고의 역술가 서도윤은 부마 후보들과 송화옹주의 궁합풀이를 맡는다. 송화공주는 과거 사나운 팔자라는 이유로 혼담을 거절당한 이력이 있다. 그러나 그녀는 이번에는 얼굴도 모르는 사람을 남편으로 맞이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부마 후보들의 사주단자를 훔쳐 궐 밖으로 나가 후보들을 차례로 염탐하기 시작한다. 야심찬 능력남, 경국지색의 절세미남, 효심 지극한 매너남에 대세 연하남까지 부마후보들의 면면이 공개되는데….(SBS 밤 11시 5분)

◇3일 ‘군함도’

때는 1945년 일제강점기, 일본에서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넘어 많은 조선인들이 일본으로 떠난다. 그들 중에는 경성 반도호텔 악단장 강옥과 그의 하나뿐인 딸 소희 그리고 종로 일대를 주름잡던 주먹 칠성 등이 있다. 그러나 막상 그들이 탄 배가 도착한 곳은 군함도로, 조선인들을 강제 징용해 노동자로 착취하고 있던 ‘지옥섬’으로 악명을 떨치는 곳이었다. 조선인들은 해저 1000 미터 깊이의 막장 속에서 매일 가스 폭발의 위험을 감수하며 노역에 시달린다.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자 광복군 소속 OSS 요원 무영은 독립운동의 주요인사 구출 작전을 지시 받고 군함도에 잠입하면서 이야기는 드라마틱하게 전개된다. (MBC 밤 11시 5분)

◇4일 ‘아이 캔 스피크’

옥분은 온 동네를 휘저으며 무려 8천 건에 달하는 민원을 넣는 독특한 캐릭터다. 일명 도깨비 할매라고 불리는 그녀 앞에 원칙주의 9급 공무원 민재가 나타나면서 긴장감이 형성된다. 그러나 옥분에게는 한가지 해결하지 못한 소원이 있다. 민원 접수만큼이나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지만 실력이 늘지 않아 의기소침한 상태다.

그러나 여기에서 반전이 일어난다.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는 민재를 본 후, 옥분은 그에게 선생님이 돼 달라며 매달린다. 영어 공부를 매개로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되고, 함께하는 시간이 계속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기에 이른다. (SBS 오후 5시 50분)

◇5일 ‘신과함께-죄와 벌’

“김자홍 씨께선, 오늘 예정 대로 무사히 사망하셨습니다” 저승 법에 따르면 인간은 예외없이 사후 49일 동안 7번의 재판을 거쳐야한다. 살인, 나태, 거짓, 불의, 배신, 폭력, 천륜 등 모두 7개의 지옥에서 7번의 재판을 무사히 통과한 망자만이 환생해 새 삶을 살 수 있다.

소방관 자홍은 화재 사고 현장에서 여자아이를 구하고 죽게 된다. 갑자기 그의 앞에 저승차사 해원맥과 덕춘이 나타나, 정의로운 망자이자 귀인이라며 그를 치켜세운다.

그러나 정작 자홍은 왜 자신이 죽어야 했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저승으로 가는 입구인 초군문에는 자홍을 기다리는 또 한 명의 차사 강림이 있다. 그는 차사들의 리더로 자홍이 겪어야 할 7번의 재판에서 변호를 맡아줄 변호사다. 각 지옥에서 자홍의 과거가 하나 둘씩 드러나면서 예상치 못한 고난과 맞닥뜨리는데…. (SBS 오후 8시 45분)

◇6일 ‘너의 결혼식’

첫사랑의 아련한 기억을 떠올리는 영화로 ‘건축학 개론’ 이후 첫사랑을 다룬 로맨스로 관심을 끌었다. 영화는 고3인 우연이 전학을 온 승희를 보고 첫눈에 반하면서 시작된다. 우연은 승희를 쫓아다니며 사귀자고 조르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는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그의 정성에 승희와의 공식커플이 되려는 순간, 운명의 장난처럼 승희는 잘 지내라는 전화를 남긴 채 사라져버린다. 우연의 첫사랑은 그렇게 끝나는가 싶었는데, 1년 후 우연은 승희의 흔적을 쫓아 열심히 공부해 그녀와 같은 대학에 합격을 한다. 그런데 운명의 장난이라고 그의 앞을 가로막는 것은 그녀의 남자친구다. 사랑의 타이밍이 어려운 현실남녀들의 이야기가 잔잔한 이야기로 펼쳐진다. (SBS 오후 8시 45분)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