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관리공단은 크게 세 가지를 관리한다. ‘자연’ ‘사람’ ‘시설’이 그것이다. 사람은 이해 관계자로서 탐방객·지역 주민 등 개인, 종교·기업·시민단체 등 단체, 정부·유관단체 등 기관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 중 지역 주민은 공원 지역에 상주하기 때문에 특별하고도 중요한 이해 관계자다.

1987년 공단 창립 이래 2000년대 초반까지 약 20년간 지역주민은 주로 관리의 대상이었다. 건축물 증·개축 등의 재산권 제한, 계곡 무단 점유, 계곡 오염 등의 불법 영업 행위 단속, 임산물 채취 제한 등 지역 주민의 의식주와 자연공원법은 여러 곳에서 충돌해 왔다. 규제 일변도의 공원 관리를 해 오면서 지역 주민에 대한 배려가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여러 공공기관에서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사업들을 많이 하고 있다. 성폭행, 인신 매매 등 날로 고도화되고 급증하는 치안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경찰서와 지역 주민이 함께 마을 순찰을 돌기도 하고, 쾌적한 마을 조성을 위해 지자체와 지역 주민이 함께 쓰레기 무단 투기 단속을 하기도 한다.

공단에서도 이에 질세라 2000년대 중반부터 지역 사회 협력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지역 주민을 기간제 근로자로 채용하거나 훼손지 복원 사업에 참여시킴으로써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또한 지역의 우수한 자연에 지역 문화를 더해 명품 마을로 선정하거나 생태 관광을 운영함으로써 지역 경제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협력 관계는 국립공원 정책에 대한 이해와 주민들의 공원 관리 협조로 이어지고 있다.

전국 22개 국립공원 중 해상국립공원은 네 개다. 개수로는 18%에 불과하지만 면적으로는 41%나 된다. 해상공원의 대부분은 바다와 도서 지역이기 때문에 관리적 측면에서 육상 공원에 비해 많은 부분이 열악하다. 그래서 지역 주민과의 협력체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공단에서는 직원 배치와 순찰이 어려운 주요 도서 지역에 해상공원 자원보호단을 운영해 주민을 통한 감시 체계를 확보하고 있으나 수적으로 많이 부족하다. 지역주민 전체가 자발적인 자원보호단이 되어주면 가장 좋다.

방법은 간단하다. 지역 주민과 함께 지역을 잘 보전하고, 잘 보전된 지역을 통해 내적으로는 자긍심을 높이고, 외적으로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면 된다.

이제 국립공원의 지역 주민은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동행의 대상이다. 동행(同行)으로 동행(同幸)이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