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를 탄생시켰던 ‘촛불 민심’이 6·13 지방 선거로 이어지면서 광주는 물론 전국에서 민주당의 승리가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지방 의회가 부활한 지 27주년이다. 지방 자치 실시는 그동안 우리 삶에 많은 긍정적 변화를 가져왔다. 권위적인 행정 문화는 축소되고 소통과 협의의 행정 문화는 확대됐다. 그 사이 광주광역시의회는 일곱 번의 시작과 마무리가 있었고, 새롭게 제8대 의회와 민선 7기가 기대와 희망 속에 7월 1일 출범했다.

7월은 국내외적으로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4월 27일 판문점 선언과 5월 26일 2차 남북 정상 회담 후 체육·철도는 물론 각 분야에서 남북 고위급 협상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열릴 이산가족 상봉 행사 준비도 한창일 것이다. 1968년 이후 지속되어 온 을지연습은 올해부터 잠정 중단된다. 한반도 평화의 거대한 물결이 흐르고 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로 성사된 6월 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전 세계는 북미 협상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지난 6일 세계 1·2위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은 각기 ‘관세 폭탄’ 투하로 무역 전쟁에 돌입했다. 우리 국민총생산(GDP) 대비 약 70%가량의 무역을 미국과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대외 환경 변화를 더욱 예의 주시하며 선제적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 적어도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모양만은 피하도록 준비해야 한다.

급변하는 대외 환경과는 별도로 지역 내에도 굵직한 현안들이 있다. 지난 2014년 민선6기 출범 이후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도시철도 2호선 건설, 13년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 2011년부터 추진됐지만 결국 백지화된 송정역 복합환승센터 건설, 군 공항·방공포대 이전, 광주형 일자리 첫 사업인 현대차와 투자 합작 완성차 공장 설립 등 많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는 것이다.

남북 관계와 지역 현안이 큰 흐름에 따라 잘 풀려 가기를 기원한다. 지방 의회의 발전도 희망한다. 지방 의회의 발전은 진정한 지방 분권을 앞당기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지난 6·13 지방 선거는 촛불 민심의 힘으로 주민 주권 시대가 열린 후 처음 열린 선거로 시민의 열망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시민의 열망을 생활 속에 구현하기 위해 제8대 광주시의회 전반기를 이끌어 나갈 의장으로서 지면을 빌려 세 가지 약속을 드린다.

첫째, 의원 간 ‘협업 의회’를 이루겠다. 23명 의원들이 서로 신뢰하는 가운데 각종 현안에 대한 간담회·토론회를 통해 집행부를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의원 상호 간 동업자 정신과 공동체 정신으로 협력하는 의회를 만들겠다.

둘째, ‘협치 의회’를 만들어 가겠다. 모두가 ‘예스’ 할 때 ‘노’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조직이 건강하고 발전한다. 다양성을 존중해 주는 의회를 만들고 싶다. 간담회와 토론회 등을 활성화하여 조례 및 정책 입안 과정에 시민의 뜻과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 시민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여 협력의 거버넌스 시대를 열어 가겠다. 지역 사회 내 갈등을 해소하는 중재자로서 의회가 언제나 시민 속에 함께 있도록 하겠다.

셋째, ‘혁신을 주도하는 의회’를 만들어 가겠다. 과거의 잘못된 관행, 보여 주기 식 의정 활동, 형식적인 민원 해결, 권위주의적 자세 등을 버리고 우리 스스로 변화와 혁신을 통해서 시민이 주인이 되는 참된 의회를 만들어 내겠다. 또한 갈수록 전문화되고 다양화 되는 의정 활동 수요에 대응하여, 분야별로 전문화된 의원 연구 모임을 활성화하겠다. 그리하여 우리 광주광역시의회가 적극적으로 정책을 제안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 의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시민 여러분의 크고 작은 목소리는 의정 활동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 광주시의회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 언제나 시민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낮은 자세로 받아들이겠다. 선거 운동 기간 시민 여러분과 손을 꼭 잡아 쥘 때 느꼈던 그 ‘바람’을 결코 잊지 않겠다. 꼭 기억하고 실천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