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다운 나라, 새로운 대한민국’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어느덧 1년 여의 시간이 흘렀다. 촛불 민심을 기반으로 한 문재인 정부에 광주는 그 어느 지역보다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그것이 광주의 정체성과 일치하기 때문이라고 필자는 믿는다.

지난 7월 1일 ‘광주, 대한민국 미래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정의롭고 풍요로운 광주’를 시정 목표로 한 민선 7기 이용섭호가 출범했다.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졌음에도 오랜 차별과 소외를 받아온 광주는 이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광주는 20~30대 청년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떠나갔고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사회 복지 비용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지방 재정은 더욱 열악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인구 감소, 저성장, 산업 쇠퇴 등 다른 도시와 비슷한 여건이지만, 해방 이후 산업화 시대의 장기간 소외로 인해 지역의 부가 쌓이지 못하고 기반 시설 역시 열악해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국면에서 민선 7기가 출범해 향후 전개될 광주 시정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도 그만큼 높다고 할 수 있다. 시 공직자의 한 사람으로서 민선 7기가 내건 시정 철학인 ‘혁신, 소통, 청렴’이 지금 공직자가 갖춰야 할 소양임을 공감한다.

혁신은 이제까지 이루어지지 않았던 새로운 방법을 통해 관습, 조직, 방법 등을 완전히 바꿔 새롭게 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지난 1월 30일 장차관 워크숍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 혁신도 국민을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우리끼리 하는 혁신이 아니라 국민이 바라는 혁신이어야 합니다. 공무원이 혁신의 주체가 되지 못한다면 혁신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 주기 바랍니다.”고 말한 바 있다. 마찬가지로 광주 공직자의 혁신은 시민을 향하고, 시민의 삶을 개선하는데 그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소통의 사전적 의미는 뜻이 서로 잘 통해서 오해가 없는 것을 말한다.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대부분은 소통 부재에서 비롯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행정에 있어서 바람직한 소통은 상대방, 즉 시민의 입장에서 문제를 이해하려는 경청의 자세와 건전한 토론 문화 정착을 통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혁신과 소통은 융합 행정을 구현하기 위한 중요한 가치 이념이며, 특히 창의성을 중시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좌우명이기도 하다.

공직자가 갖추어야 할 자질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청렴과 공정일 것이다. 혁신과 소통 역시 이를 기반으로 하여야 한다. 중국 명나라 곽윤례(郭允禮)가 어느 마을의 원님이 되어 비석에 좌우명을 새겼는데, 그 내용은 “아전은 나의 위엄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청렴을 두려워한다. 백성은 나의 능력에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공정에 복종한다. 공정하면 백성이 감히 태만하지 못하고 청렴하면 아전이 감히 속이지 못한다. 공정하면 밝아지고 청렴하면 위엄이 생긴다.”라는 것이었다. 한자로 공생명(公生明), 염생위(廉生威)이다. 한마디로 “공직자가 공정하지 않고 청렴하지 않으면 공권력의 권위를 실추시킨다.”는 의미다.

헌법 제7조 제1항에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라고 명시되어 있고 공무원 임용 때 선서 내용에도 포함되어 있다.

민선 7기에는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란 청년들이 떠나는 광주에서 돌아오는 광주로 탈바꿈하고 소외되는 이웃이 없는 행복한 광주 공동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혁신과 소통, 그리고 청렴과 공정이라는 네 개의 바퀴가 정의롭고 풍요로운 도시 광주라는 자동차를 잘 이끌어줄 것이다. 거기에 광주가 개방적으로 외부의 잘된 사례들을 잘 수용한다면 목표에 도달하는 시점은 좀 더 앞당겨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