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라지는 학교에 대한 보도를 종종 접한다. 올해 2월에는 한 TV프로그램에서 경북 금천초 문명분교 4학년 학생의 인터뷰가 방영됐다. 전교생이 10명인데, 폐교되어 다음달에는 인근 학교로 전학을 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전남 강진북초등학교에는 3년째 입학생이 없다는 내용도 있었다.

2018학년도 ‘입학생 없는’ 초등학교는 전국 120여 곳이다. 전남에서는 본교 6곳, 분교 42곳의 초등학교가 입학생이 없고, 최근 3년 동안 입학생이 한 명도 없는 학교도 8곳이나 된다. 대부분 농어촌에 있는 학교들이다.

만혼과 저출산, 도시 이주 등으로 전남의 학생 수는 2010년 27만 명에서 2017년 21만 명으로 6만 명이 감소했다. 최근 10년간 소규모 학교 통폐합 수는 164개교에 이른다.

학생 수 60명 이하의 학교를 ‘작은 학교’라고 칭한다. 지난 3월 현재 전남에 작은 학교 수는 초등학교 489개교 중 241개교로 49%, 중학교 256개교 중 124개교로 48%에 해당한다. 교육부의 2015년 이전 기준으로 보더라도 전남의 초·중학교 절반은 통폐합 대상이다.

가장 큰 문제는 학교가 없어지면 마을도 사라진다는 점이다. 농어촌 작은 학교는 지역 공동체의 교육, 문화, 생활의 구심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작은 학교 살리기는 교육청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한 작은 학교를 살리기 방법으로는 첫째 주변 지역의 자원을 활용한 생태적이고, 자연친화적 교육프로그램 운영에 대한 보조금 지원이다. 예를 들면 아토피 치유학교, 해양레포츠학교, 습지생태 체험학교 등 도시에서는 할 수 없는 특성화 학교를 지정·운영하여 교육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지역의 브랜드를 학교에 접목하면 지역에 대한 이미지 제고에도 효과적일 것이다.

둘째, 읍·면·동 단위에 마을 학교 업무 지원센터를 두고, 마을 학교 운영 확대를 통한 지역 공동체의 교육 참여 유도이다. 지역의 인적 자원과 시설을 활용하여 목공, 염색, 화초 기르기, 요리, 글쓰기 등 학생 및 지역민 교육을 통해 학교와 학생과 지역주민이 소통하며 협력하는 교육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셋째, 국회 상임위에서 계류 중인 농어촌학교 지원 특별법의 제정에 대한 다각적 노력이 필요하다. 농어촌학교 교육 환경 개선, 교직원 우대, 농어촌학교 출신 학생 대학 특별전형 확대 등이 포함되어 있으나 도시와의 형평성 문제로 더 이상의 진척이 어려운 상황이다. 전남도가 국회와 정부에 적극적으로 법 제정을 건의하고, 지역민에게도 홍보를 통해 법 제정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는 한편 지역 국회의원과의 긴밀한 협조가 이루어진다면 법 제정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주택 지원 사업을 통해 농어촌으로 학생 유입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다. 지자체에서 작은 학교 교육 이주 희망자들에게 학교 주변 빈집 활용이나 연립 주택을 건립하여 무상이나 저렴하게 임대 주택을 지원해 귀농·귀촌의 정주 조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제주도의 경우는 지금까지 제주시 지역 8개 마을에 공동 주택 16동 111세대 건립을 지원했으며, 서귀포시는 지역 4개 마을에는 공동 주택 6동 35세대와 19개 마을 71개소의 빈집 정비 사업을 추진해 왔다. 지원 조건은 학생 수 60명 이하 학교에 다니겠다고 희망한 가구이며, 입주 조건은 반드시 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거주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적인 효과가 있어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 한다.

작은 학교를 살리는 것은 학교와 교육청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다. 학교의 존치는 단지 교육청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사회의 문제이기도 하므로 농촌 유학생 및 농촌 이주민 증가를 위한 지자체의 협조는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