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선미 광주백범기념관 기획실장] 만나고 싶은 백범
2018년 04월 09일(월) 00:00 가가
백범 김구 선생에 푹 빠져있는 날의 연속이다. 광주백범기념관과 (사)백범문화재단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99주년을 맞아 ‘청년 김구의 120년 전 전라도 길’ 기획 전시회 준비로 한창이다.
이와 함께 보성 ‘백범 김구 은거 기념관’의 기능 보강 공사를 추진하다보니 하루 일과가 ‘백범’으로 시작해 ‘김구’로 끝나는 것이 다반사다. 그러니 김구 선생에 푹 빠져 있긴 하나, 다소 재미없는 연애를 하는 셈이다.
김구 선생의 고향은 황해도 해주다. 선열들의 정신을 기리는 기념관, 사당, 생가 등은 통상적으로 출생지에 건립하기 마련인데 황해도 해주 출신인 김구 선생을 기리는 기념관이 광주·전남 지역에만 두 곳이다.
한 곳은 김구 선생과 광주 학동 ‘백화마을’의 유래를 기리기 위해 건립된 ‘광주백범기념관’으로 지난 2015년 10월26일 문을 열었다. 1946년 광주를 방문한 김구 선생은 전재민(戰災民·전쟁으로 재난을 입은 사람)의 어려운 처지를 듣고 자신의 정치 후원금을 모두 희사하였다. 희사금은 전재민들의 보금자리를 마련하는데 소중한 종잣돈이 되었고 김구 선생의 뜻대로 ‘백 가구가 화목하게 살라’고 ‘백화마을’이라 하였다. 광주 백화마을의 탄생은 가난한 동포에 대한 김구 선생의 따뜻한 동포애의 시작이었으며 전재 구호의 1탄이었던 것이다. 이외에도 선생은 1948년에 총 90만 원을 희사해 서울특별시 성동구 금호동에 전재민들을 위한 ‘김구주택’을 마련했으며, 가난하고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백범학원’과 ‘창암학원’을 개원하였다.
또 다른 한 곳은 보성의 ‘백범 김구 은거 기념관’인데, 보성과 김구 선생은 어떤 인연이 닿았을까?
1896년 3월 황해도 안악군 치하포에서 21살의 청년 김창수는 명성황후 시해에 대한 복수로 변장한 일본인 쓰치다를 처단하였다. 이미 예감했겠지만 청년 김창수는 김구 선생이다. 치하포 사건으로 인천감리서에 투옥되었다가 사형 선고를 받지만 고종의 ‘특명’으로 목숨만은 건질 수 있었다. 그리고 1898년 3월 탈옥하여 정처없는 도망자의 길을 떠났는데, 함평·무안과 목포·해남 관두·강진 고금도·완도·장흥·보성 득량·화순 동복·담양 등에 잊을 수 없는 발자취를 남겼다. 지금으로부터 120년 전에 말이다.
김구 선생은 특히 보성 득량면 쇠실마을에서 40여 일을 은신하였다. 쇠실마을은 안동김씨 집성촌인데 조선 중기까지는 백씨, 강씨 등이 거주하였다. 김자점의 역모로 동족인 안동김씨가 신분을 숨기기 위해 나주 금천면에서 보성 득량면으로 이주하여 집성을 이루었는데 안동김씨인 김구 선생이 이곳을 알고 찾아든 것인지, 아니면 우연인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탈옥한지 두 달여만에 숨은 곳이 쇠실마을이어서 천만다행이다.
김구 선생은 김광언의 집에 머물며 뒷산 바위에 올라 체조도 하고, 바위 밑에 흐르는 물에 멱을 감았다고 한다. 또 마을 사람들에게 우리 역사와 시대상을 가르쳤는데, 선생이 떠난 후 이 마을에 문풍이 일어 많은 인재를 배출하였다고 한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선생이 이곳을 떠날 때, 마을 일꾼들 몇 명이 ‘따라가면 밥이라도 얻어먹고 살 수 있을까?’하는 마음에 마을 뒷산에서 기다렸다는 일화다.
김구 선생은 1946년 9월22일 자신을 숨겨준 고마움을 잊지 않고 쇠실마을을 다시 찾았다. 이때 사람들은 마을 입구에 솔문을 세우고 길을 닦아 따뜻한 마음으로 환영하였다. 선생의 긴 생애를 생각하면 이곳 보성 쇠실마을에서의 40여일은 아주 짧은 시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8년이나 지난 시점에서 직접 마을을 방문해 마을 사람들과 정담을 나누었던 김구 선생. 작은 은혜에 감사하는 선생의 진심을 보았기에 마을 사람들은 1990년에 ‘백범 김구 선생 은거 추모비’를, 2006년에 ‘백범 김구 은거 기념관’을 건립해 소중한 인연을 오늘도 기리고 있다.
이와 함께 보성 ‘백범 김구 은거 기념관’의 기능 보강 공사를 추진하다보니 하루 일과가 ‘백범’으로 시작해 ‘김구’로 끝나는 것이 다반사다. 그러니 김구 선생에 푹 빠져 있긴 하나, 다소 재미없는 연애를 하는 셈이다.
한 곳은 김구 선생과 광주 학동 ‘백화마을’의 유래를 기리기 위해 건립된 ‘광주백범기념관’으로 지난 2015년 10월26일 문을 열었다. 1946년 광주를 방문한 김구 선생은 전재민(戰災民·전쟁으로 재난을 입은 사람)의 어려운 처지를 듣고 자신의 정치 후원금을 모두 희사하였다. 희사금은 전재민들의 보금자리를 마련하는데 소중한 종잣돈이 되었고 김구 선생의 뜻대로 ‘백 가구가 화목하게 살라’고 ‘백화마을’이라 하였다. 광주 백화마을의 탄생은 가난한 동포에 대한 김구 선생의 따뜻한 동포애의 시작이었으며 전재 구호의 1탄이었던 것이다. 이외에도 선생은 1948년에 총 90만 원을 희사해 서울특별시 성동구 금호동에 전재민들을 위한 ‘김구주택’을 마련했으며, 가난하고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백범학원’과 ‘창암학원’을 개원하였다.
김구 선생은 특히 보성 득량면 쇠실마을에서 40여 일을 은신하였다. 쇠실마을은 안동김씨 집성촌인데 조선 중기까지는 백씨, 강씨 등이 거주하였다. 김자점의 역모로 동족인 안동김씨가 신분을 숨기기 위해 나주 금천면에서 보성 득량면으로 이주하여 집성을 이루었는데 안동김씨인 김구 선생이 이곳을 알고 찾아든 것인지, 아니면 우연인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탈옥한지 두 달여만에 숨은 곳이 쇠실마을이어서 천만다행이다.
김구 선생은 김광언의 집에 머물며 뒷산 바위에 올라 체조도 하고, 바위 밑에 흐르는 물에 멱을 감았다고 한다. 또 마을 사람들에게 우리 역사와 시대상을 가르쳤는데, 선생이 떠난 후 이 마을에 문풍이 일어 많은 인재를 배출하였다고 한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선생이 이곳을 떠날 때, 마을 일꾼들 몇 명이 ‘따라가면 밥이라도 얻어먹고 살 수 있을까?’하는 마음에 마을 뒷산에서 기다렸다는 일화다.
김구 선생은 1946년 9월22일 자신을 숨겨준 고마움을 잊지 않고 쇠실마을을 다시 찾았다. 이때 사람들은 마을 입구에 솔문을 세우고 길을 닦아 따뜻한 마음으로 환영하였다. 선생의 긴 생애를 생각하면 이곳 보성 쇠실마을에서의 40여일은 아주 짧은 시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8년이나 지난 시점에서 직접 마을을 방문해 마을 사람들과 정담을 나누었던 김구 선생. 작은 은혜에 감사하는 선생의 진심을 보았기에 마을 사람들은 1990년에 ‘백범 김구 선생 은거 추모비’를, 2006년에 ‘백범 김구 은거 기념관’을 건립해 소중한 인연을 오늘도 기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