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서 성인이 된 뒤에 가장 먼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그 것을 ‘자기 자신을 찾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자기 자신을 아는 일’이죠. 여러분은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자신에 대한 무엇을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여러분의 이름, 나이, 그리고 성별, 그리고 고향이 어디라는 것, 어느 학교를 다녔다는 것, 현재 사는 집 주소....

만약에 여러분에게 자신을 소개하라고 하면 여자 분들의 경우 십중팔구 자녀의 이름을 대면서 ‘안녕하세요 ∼에 사는 000의 엄마 아무개 입니다’라고 시작하겠고, 남자분의 경우 아마 ‘00회사 영업과장, 홍보부 대리 아무개입니다’라고 직장과 직급 이름을 대겠지요. 그런데 그 것보다 더, 여러분이 자신에 대해 알고 있는 건 무엇입니까? 000의 엄마이기 전에, 00기업의 영업과장이나 홍보부 대리이기 전에, 원래의 여러분은 누구였냐는 말입니다.

조금 전 여러분이 자신을 소개할 때 등장했던 그 모든 것들은 여러분 자신이 아닙니다. 다 세상이 만들어준 껍질이지요. 물건을 싸고 있는 포장지란 말입니다. 그 껍질 외에, 그 포장지외에, 여러분은 과연 그 껍질과 포장지 안에 있는 자신을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그리고 여러분은 어떻게 변해 있습니까? 여러분의 자유로웠던 처녀 시절, 총각 시절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여러분이 누구인지 알지 못하고, 과거나 어린 시절이나 성장 과정을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하게 말씀 드릴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지금의 여러분은 원래의 여러분이 아니라는 것! 그동안 살아오면서 세월과 세상의 풍파에 깎여 변했다는 사실을 제가 지금 말씀 드리고 싶은 걸까요? 아닙니다. 여러분은 자신이 원하는 인생만을 살아온 것이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어쩌면 오늘날까지 세상이, 그리고 내가 아닌 남이 원하는 삶을 살아왔을 겁니다. 분명히 내 인생인데 그 주인공이 내가 아닌 남이었다는 거지요.

태어나서 어린 시절에는 엄마가 원하는 삶, 아빠가 좋아하는 삶, 그리고 더 자라면서는 친구들이 또는 선생님이, 그리고 결국은 세상이 원하고 세상이 기대하고 세상이 칭찬하고 인정하는 삶을 살아왔던 거지요. 진정으로 내가 뭘 원하는지는 잊은 채 말입니다.

제가 아는 분의 너덧 살짜리 꼬마 손주가 오랜만에 할머니댁에 와서 밥을 차려 주려는 할머니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해요. “할머니 나는 잡곡밥하고 나물 반찬만 주세요. 나는 세상에서 그게 제일 맛있어요.” 이 꼬마의 입맛이 원래 그랬을까요.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 꼬마가 처음으로 잡곡밥과 나물 반찬을 먹었을 때 쏟아졌을, 부모와 주변 사람들의 칭찬은 족히 상상이 되네요. 아마 그 칭찬은 ’착하다‘는 말이었겠지요. 그리고 그 꼬마에게는 ’잡곡밥과 나물을 먹는 사람은 착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자리를 잡게 되지 않았을까요? 착한 사람이 되려면 잡곡밥을 먹어야하고, 칭찬을 받으려면 나물을 맛있게 먹어야 했겠지요. 그 칭찬과 쏟아지는 박수갈채 속에서, 그게 정말 내 입에 맛이 있는지 없는지는 뒷전으로 물러난 채 말입니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서 성인이 된 뒤에 가장 먼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자기 자신을 아는 것’,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일’입니다. 참된 자아, 참된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만이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사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다 가지고 있는데도 허무하고, 다 해봤는데도 여전히 채워지지 않고 공허하다면, 그것은 여러분이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지 않기 때문임을 빨리 알아차리십시오. 그것은 세상을 창조하신, 그리고 여러분을 만드신 창조주의 뜻이 아닙니다. 더 늦기 전에 자신을 찾아 나서십시오. 세상 어딘가에 버려져 있을, 세상 어딘가에서 헤매고 있을 참된 여러분의 모습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