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오전 11시 30분께 여수시 돌산읍의 한 야산에서 산불이 나 70대 여성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여수시와 119는 헬기 2대와 소방차, 구급차, 방제차 등 차량 12대, 소방대원 등 100여명을 동원해 1시간 20여분만에 진화했다. 산불로 임야 3000㎡가 소실되는 등 비교적 신속한 진화로 자연 피해는 경미했지만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14일 밤 9시50분께에는 고흥군 금산면 적대봉(해발 592m)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역시 피해 규모는 0.2ha로 크지는 않았지만 다음날 오후 6시15분까지 불이 이어져 진화에는 20시간 이상이 걸렸다.

올해 건조한 날씨와 적은 강수량이 겹치면서 전남 산불 발생 건수가 지난해에 비해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도 지난해 1건에서 올해 2건으로 늘었다.

19일 산림청에 따르면 올해 전국 산불 건수가 예년에 비해 73% 증가하고, 강릉·삼척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피해면적도 3배나 늘었다. 산불 건수는 2001년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월 1일부터 지난 15일까지 건조주의보가 38일 발령됐으며, 강수량은 18㎜로 예년(75㎜)대비 24% 수준까지 낮아졌다. 12월에도 강원도·경상도에는 각각 건조경보, 건조주의보가 지속돼 산불위험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지난 15일 기준 전남에서 일어난 올해 산불 현황은 32건으로 지난해 23건에서 9건 늘었다. 피해 면적은 지난해 1.7ha에서 올해 4.29ha로 152% 늘었다.

특히 건조한 날씨가 이어진 가을철(11월1일∼이달 15일)에 전국적으로 역대 가장 많은 산불(71건)이 발생했다. 전남에서는 지난해 1건이었던 산불이 5건(피해면적 0.83ha)으로 늘었다.

지난달 16일에는 화순군 동복면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해 0.5ha를 태우고 4시간30여분만에 진화됐다. 원인은 산 아래부분에서 벌목작업을 하던 중 불이 산쪽으로 옮겨 붙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산불진화를 위해 보성에서 출동한 산불감시용 민간 헬기 1대가 추락해 60대 남성이 목숨을 잃었다.

전남도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쓰레기 소각으로 인한 산불을 막기 위해 기동단속을 펼치기까지 했지만 여수에서 인명피해까지 발생한 것이다.

올해 전국적으로는 산불이 663건 일어났고 1428ha의 산림피해를 입었다. 지난해 338건, 최근 10년간(2007년∼2016년)간 평균 385.8건보다 훨씬 많았다.

원인별로는 입산자 실화가 35%(236건)로 가장 많았고, 쓰레기 소각과 논·밭두렁 소각이 29%(191건)를 차지했다.

산림청은 산불위기경보 ‘주의’ 해제 때까지 지역산불방지대책본부를 연장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박도환 산림청 산불방지과장은 “동절기에도 건조한 날씨로 산불위험이 지속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밭두렁 태우기 금지 등 국민들도 산불 예방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용희기자 kimy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