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을 나주지역 발전소에서 사용하는 문제에 대해 양 지자체가 위해성 여부를 밝히는 환경영향조사를 하기로 했다. 강인규 나주시장이 광주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등 이 문제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 양 지자체가 서둘러 합의점을 찾고 있다.

나주시의 경우 “타지역의 생활폐기물 연료를 반입한다”는 주민 반발을 사고 있고, 타 지역 단체장이 시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면서 광주시의 입장도 불편해졌다.

강인규 나주시장은 18일 광주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지역내 처리하는 쓰레기는 지역 내에서 처리하는 게 원칙이다. 광주 쓰레기는 광주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근 지자체간 쓰레기 처리 문제를 놓고 단체장이 다른 지역 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강 시장이 주장하는 ‘광주시 쓰레기 나주 반입 반대’는 나주시 산포면의 열병합발전소를 가동하면서 불거졌다. 이 발전소는 혁신도시 내 공동주택과 공공기관 등에 집단 열에너지와 전기공급을 위한 시설로 사업비 2700억원을 들여 지난 2014년 착공, 지난 9월 시험가동에 들어갔다.

이 발전소는 생활폐기물을 가공해 만들어진 ‘고형폐기물 연료’(SRF·Solid Refuse Fuel)를 사용해 에너지를 생산한 뒤 혁신도시에 열원으로 공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나주, 순천 등 인근 지역에서 SRF 공급량이 부족하자 광주시 양과동 전처리시설에서 생산 중인 SRF를 하루 310t 공급받기로 했다.

이 과정에 일부 나주 주민들이 “광주시 SRF는 받을 수 없으며 가스연료만 사용해 발전소를 가동하라”고 주장하고 있고, 이날 강인규 시장이 광주시청 앞 1인 시위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나주 주민들은 환경 위해 우려를 거론하며 인근 지역의 SRF 반입마저 반대하고 있다

현재 나주시와 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하는 난방공사는 이 발전소 건축물 사용 승인 여부를 놓고도 갈등을 빚고 있다. 나주시는 난방공사가 애초 “성형한 폐기물을 연료로 사용한다는 협약을 지키지 않았다”며 건축물 사용 승인을 거부하고 있다.

성형 폐기물은 수분 함량 25% 이하로 줄이고, 압축한 형태를 말한다. 애초 열병합발전소는 성형 폐기물을 반입하기로 했지만 수분 함량이 높은 비성형 폐기물을 들여온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이 비성형 폐기물 반입 등을 반대하고 나섰다.

광주시는 강 시장의 시위에 당혹해 하면서도 지역 간 갈등으로 번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이날 강 시장과의 면담을 통해 “환경부와 산업부 등이 참여하는 공정한 환경영향조사를 해 대책을 만들자”면서 “민간기업에서 추진하는 사업을 지자체가 나서서 관여하는 게 맞는지도 법적으로 검토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강 시장은 “광주시의 쓰레기를 나주시에서 받을 수 없으니 조치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양 지자체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해 광주시와 전남도의 상생 모델이었던 나주혁신도시 조성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오광록기자 kroh@kwangju.co.kr

/나주=손영철기자 yc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