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하남산단 인근 주민 10명 중 7명이 유해화학물질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단에 근무하는 노동자 10명 중 8명은 ‘작업 중 화학물질이 건강에 끼지는 영향이 많다’고 답했다.

광주환경운동연합과 광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광산구 하남산단 인근지역 주민(장덕·하남·흑석·수완동)과 그 외 광산구 주민, 하남산단 근무 노동자를 대상으로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인식을 묻는 설문조사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9월25일∼10월7일 주민 338명, 근로자 12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조사문항은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 6문항, 유해화학물질 관련 인식 및 관심도 7문항, 유해화학물질 정보전달 8문항, 유해화학물질 정책관련 11문항 등 총 32문항이다. 또 응답자 일반사항, 노동자 작업환경실태 7문항을 추가로 질문했다.

◇"유해화학물질로 인한 환경오염 심각”=“현재 유해화학물질로 인한 환경오염현황에 대해 얼마나 심각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주민 182명이 ‘어느 정도 심각하다’, 57명이 ‘매우 심각하다’라고 답해 설문대상자(338명) 중 71.9%가 유해화학물질을 심각하다고 생각했다. 하남산단 인근 주민(76.7%)이 일반 광산구 주민(69.7%)보다 더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부문 별 유해화학물질 환경영향에 대한 우려는 대기오염, 건강보건, 수질오염 순으로 나타났다.

“중앙정부가 유해화학물질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대비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설문에 ‘대비하고 있지 않다’(‘전혀 대비하고 있지 않다’와 ‘별로 대비하고 있지 않다’의 합계)라고 응답한 사람은 40명(36.9%)이었다. 이는 ‘대비하고 있다’(‘대비하고 있는 편이다’와 ‘충분히 대비하고 있다’의 합계)라고 응답한 비율(11.8%)보다 25.1%포인트 더 높은 수치다.

주체별 유해화학물질 대비정보를 묻는 질문에서는 ‘기업 및 산업체가 대비하고 있지 않다’는 응답이 56.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기업 및 산업체·중앙정부(36.9%), 개인(36.7%), 광역시(36.6%), 자치구(34%), 시민단체(26.9%)순으로 응답해 기업체에 대한 불신이 간접적으로 드러났다.

◇“작업 중 화학물질에 의한 건강 영향 우려”=“화학물질 사용이 작업 중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어떻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설문에 대해서 하남산단 근로자 120명 중 93명(77.5%)이 ‘많다’(‘많다’와 ‘매우 많다’의 합계)라고 응답했다. 경력 3년 미만 노동자(42명)의 83.3%와 단순노무직(11명)의 90.9%가 ‘영향이 많다’고 응답해 더욱 취약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화학물질에 노출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는 가스(부탄·이산화탄소 등) 40%(48명), 유기용제(톨루엔·신나·솔벤트류) 24.2%(29명), 금속류(납·카드뮴·수은 등) 12.5%(15명) 순으로 답변했다.

“화학물질 관련 교육을 지난 1년 동안 몇 회 받으셨습니까?”라는 설문에서는 ‘0회’라고 응답한 비율이 75.8%(91명)로 가장 높게 나타나 안전 교육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1년간 1회 교육을 받은 사람은 13명, 2회는 12명, 3회는 3명 5회는 1명 뿐이었다. 또한 정규직의 경우 1년간 한번도 교육을 받지 못한 응답자가 69.1%인 반면, 비정규직 85%, 단순노무직 90%, 3년 미만 노동자 88.1%가 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김용희기자 kimy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