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전국에서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역지자체인 광주시가 전남도나 제주시 등 국내 대표적인 환경 친화적 지자체들 보다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적은 것은 그만큼 대규모 공업지대 등이 적다는 말이 된다. 과거 정권에서 계속됐던 ‘호남 소외’가 만들어 준 ‘깨끗한 환경 조건’이라는 역설적인 수치가 나온 셈이다. 반면, 화학단지와 발전소가 늘고 있는 전남의 대기오염물질배출량은 전국 중상위 수준이었다.

28일 광주시가 국립환경과학원의 국가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토대로 발표한 ‘시·도별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자료에 따르면 광주시는 일산화탄소와 초미세먼지 등 대부분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전국에서 가장 적었다.

대표적인 대기오염물질로 꼽히는 일산화탄소의 경우 지난 2014년 기준, 한 해 배출량은 광주가 9145t으로 세종을 제외한 전국 17개 특별시와 광역시·도 중 가장 적었다. 경기가 9만7589t으로 가장 많았고 공기가 맑은 곳으로 알려진 전남은 3만4003t, 제주도 9560t으로 광주를 앞질렀다.

최근 국민의 가장 큰 걱정거리 중 하나인 총먼지와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등의 광주시 배출량도 각각 349t, 362t, 354t으로 전국 최하위였다. 전남은 총먼지 3만9170t, 미세먼지 2만3844t, 초미세먼지 1만3833t이었다. 제주도는 각각 466t, 449t, 395t으로 광주보다 많았다.

이 밖에 광주시는 질소산화합물, 황화합물, 유기화합물, 암모니아의 배출량도 전국 최하위였다.

광주시는 이에 대해 ‘광주에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공장이 적다는 의미로, 산업 기반이 취약한 때문으로도 볼 수 있을 것’ 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전남지역은 여수화학단지 등 대규모 국가산단과 발전소가 많이 들어서 있어 대기오염물질배출량이 많았다. 천혜의 자연 경관을 자랑하는 제주도는 관광산업의 발달로 늘어난 선박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이번 조사를 통해 바다를 접한 전남도와 부산, 울산, 인천시 등지의 대기오염물질배출량이 늘고 있어 선박에 의한 대기오염물질배출에 대한 대책 마련도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광주시는 28일 “미세먼지 등 대기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2018년부터 친환경자동차 보급 및 노후경유차 조기폐차 지원 등 사업비를 대폭 증액한다”고 밝혔다.

/ 오광록기자 kro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