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맞아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기업을 방문하고 있다. 흔히 대학교수들은 방학이 길어서 좋겠다고들 한다. 그 말은 맞다. 분명 우리나라의 대학 여름방학은 6월 하순부터 시작하여 8월 하순까지 2개월이고, 겨울방학은 12월 하순부터 2월 하순까지 2개월이다.

그러나 현재 대학의 상황은 방학 때가 되면 교수들이 교재 집필이나 논문을 쓰고 다음 학기 강의 준비를 하는 일 외에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기업을 방문하는 일이 하나 더 늘었다. 올여름에도 학과 교수들이 회의를 통해 졸업생의 취업이 가능한 기업을 선정하여 방문하기로 했다.

방문하는 기업은 대부분 우리 학과 졸업생들의 취업과 관련이 있는 업체이어서 그런지, 그 업체로 우리 학생들의 실습을 보내 달라는 부탁과 실습을 하면서 품성이 좋고 열심히 일하는 학생은 취업을 예약받겠다는 제안을 해 왔다. 더운 날씨이지만 기업을 방문하면서 커다란 성과를 얻었다. 교수가 기업을 방문하면 학생들을 취업시킬 길이 열리는 것이다. 그러기에 교수는 졸업생 취업을 위해 더욱 다양한 기업체를 발굴해야 한다.

대학생 취업을 위해서는 정부의 의지도 매우 중요하다. 다행히 문재인 대통령은 올 하반기부터 공무원과 공공기관에 블라인드 채용제 시행을 지시했다. 블라인드 채용이란 학력이나 출신지 등을 가린 채 능력이나 인성만으로 신입 사원을 뽑는 것을 의미한다. 기회의 균등과 공정사회를 위한 첫걸음이자 지방 대학들에게 학연과 지연으로 인한 차별을 당하지 않게 하려는 시도이다. 우리처럼 지방에 있는 사립대학에서 졸업생 취업을 위해 적극 환영하는 제도이다. 더욱이 앞으로 민간 기업까지 대대적으로 블라인드 채용을 확대시킬 방안이라니 적극 찬성한다.

정부에서 해야 할 또 하나의 과제는 기업으로 하여금 신입 사원 채용을 지속적으로 늘려 가도록 제도를 만드는 것이다. 물론 기업에서 신입 사원 채용은 곧 임금의 지출이기에 기업의 성장에 맞추어 채용이 이루어지는 것이 기본이다. 따라서 기업의 내부 상황과 관계없이 정부에서 신입 사원 채용을 강제할 수는 없다. 대신 신입 사원 채용에 적극적인 기업에 대해 정부는 세제나 금융 혜택, 기술 지원, 수출입 지원, 해외 박람회나 선진 기술 도입 등 다양한 지원을 통해 힘을 실어 주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에 대학생 취업을 위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쪽은 기업이 아닌가 싶다. 졸업생 취업에서 중요한 것은 기업에서 대학생들을 많이 채용해야 하는 것이다. 기업이 신입 사원을 뽑지 않으면 블라인드 채용이건, 대학교수의 기업 방문이건 아무 소용이 없다. 기업에서 채용을 해야, 즉 들어갈 자리가 있어야 대학에서 졸업생을 취업시킬 수 있는 것이다.

우선 기업은 공정한 선발 기준에 의해 신입 사원을 선발해야 한다. 돈 없고 배경이 없으면 만년 백수 신세를 면치 못한다는 청년들의 불만이, 이제는 능력만 있으면 공무원도 되고 공기업도 취업할 수 있다는 신념과 확신으로 변했으면 한다. 또한 기업은 직원과 동반자적 관점에서 공생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내가 근무하는 직장이 이 세상에서 최고의 직장이며 내가 뼈를 묻을 직장이라는 생각이 들도록 기업주는 직원에게 최선을 다해 대우해 주어야 한다. 직원이 있어야 기업이 유지되고, 직원의 사기가 생산성을 향상시킨다는 생각으로 직원 한 명 한 명을 고귀한 존재로 인간 관리 할 때에 그 기업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지연이나 학연이 없어도, 성실하게 노력하는 능력을 가진 인재가 원하는 기업에 취업될 수 있고, 취업 이후에는 평생직장으로 근무하고 싶은 직장이 많아지며, 정부를 신뢰하고 정부의 지원이 기업을 살리는 그러한 나라가 되었으면 한다. 대학과 정부 그리고 기업이 서로 협조하여 일자리가 많이 창출돼 청년들이 꿈과 소망을 가지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을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