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 부담에 면허 반납”…건설업계 매서운 칼바람
2024년 11월 28일(목) 21:05 가가
종합건설 면허 반납 업체 광주 38·전남 33곳…건설수주액 5년간 최저
트럼프 재집권 앞두고 환율·불확실성 증가에 경기 악화 가능성 높아져
트럼프 재집권 앞두고 환율·불확실성 증가에 경기 악화 가능성 높아져
#. 장성에 본사를 둔 업력 8년차의 S토건 대표이사 김모(59)씨는 최근 토목공사업 면허를 반납했다. 올 연말까지 마련해야하는 자본금 8억5000만원이 부담이 됐기 때문이다. 최근 공사실적이 전무해 직원들 월급 주기도 빠듯한 상황에서 김씨는 힘겹게 실적을 쌓아온 토목건설 면허 반납을 결정할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김씨는 “건축공사업 면허만 유지할 경우 자본금이 5억원으로 줄어든다”며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토목공사 실적이 없어 내년도 입찰조차 불가능할 것 같아 울며 겨자먹기로 토목공사업면허를 반납했다”고 하소연했다. 김씨는 토목건설업 면허 반납과 함께 오랜기간 함께했던 직원 4명도 해고했다. 김씨는 “회사 시공능력평가액은 약 120억원으로 영세업체라고 보기 어려운 규모지만, 건설경기 하락 속에서 줄어드는 일감과 경영비 증가 등으로 40년 만에 가장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역대급 건설업 ‘한파’ 속에 연말을 앞두고 자본금을 마련하지 못하는 건설회사들이 속출, 공사업 면허 반납을 결정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올해 광주·전남지역 건설수주액은 최근 5년 간 최저로, 공사를 따내지 못한 건설회사들의 자진 폐업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28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올해 광주시와 전남도에 종합건설(토목·건설) 면허를 반납한 기업은 각각 38곳과 33곳으로 집계됐다. 광주의 경우 이미 지난해 전체 반납 건수(21건)를 넘어섰고, 일반적으로 면허 반납이 연말에 집중되는 점을 감안하면 전남은 지난해(37곳) 반납 건수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 되는 분위기다.
건설업체는 매년 연말 자본금을 법인 통장에 예치해야 한다. 업종별로 자본금 규모는 다르지만, 최대 8억5000만원까지 통장에 가지고 있어야 하며,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면허 말소와 같은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자본금 맞추기는 건설업체라면 매년 풀어야할 숙제이지만, 올해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특히 영세한 업체의 경우 자본금을 끌어다 자금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다시 메꿀만한 일감이 턱없이 모자란 데다, 은행 대출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당장, 올해 광주와 전남지역 공사수주액은 처참한 수준이다.
KOSIS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 3분기 광주지역 건설수주액은 2832억95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6%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남은 전년 동기대비 50% 줄어든 5296억원4400만원을 기록했다. 올 3분기 실적은 광주와 전남 모두 최근 5년간 최저로, 10년으로 확대해도 최하위(광주 하위 3번째·전남 하위 2번째) 수준에 해당하는 낮은 금액이다.
광주는 올 1·2분기 공사수주액 또한 전년 동기대비 각각 50.2%, 78.3%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올해와 같은 상황이 앞으로 몇년간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환율 상승이 예측되고, 대외변수 불확실성 증가로 장기 침체할 가능성이 크다. 환율 상승은 원자재값 인상으로 작용할 수 있어 이는 곧 건설경기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대한건설협회 전라남도회 관계자는 “건설업 폐업신고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지역 건설업계가 처한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렵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2025년 SOC예산 축소는 건설업계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건설업체는 매년 연말 자본금을 법인 통장에 예치해야 한다. 업종별로 자본금 규모는 다르지만, 최대 8억5000만원까지 통장에 가지고 있어야 하며,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면허 말소와 같은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자본금 맞추기는 건설업체라면 매년 풀어야할 숙제이지만, 올해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특히 영세한 업체의 경우 자본금을 끌어다 자금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다시 메꿀만한 일감이 턱없이 모자란 데다, 은행 대출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당장, 올해 광주와 전남지역 공사수주액은 처참한 수준이다.
KOSIS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 3분기 광주지역 건설수주액은 2832억95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6%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남은 전년 동기대비 50% 줄어든 5296억원4400만원을 기록했다. 올 3분기 실적은 광주와 전남 모두 최근 5년간 최저로, 10년으로 확대해도 최하위(광주 하위 3번째·전남 하위 2번째) 수준에 해당하는 낮은 금액이다.
광주는 올 1·2분기 공사수주액 또한 전년 동기대비 각각 50.2%, 78.3%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올해와 같은 상황이 앞으로 몇년간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환율 상승이 예측되고, 대외변수 불확실성 증가로 장기 침체할 가능성이 크다. 환율 상승은 원자재값 인상으로 작용할 수 있어 이는 곧 건설경기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대한건설협회 전라남도회 관계자는 “건설업 폐업신고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지역 건설업계가 처한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렵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2025년 SOC예산 축소는 건설업계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