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길호 신안군수가 올해부터 공무원노동조합과 공동으로 정기 인사를 진행할 계획이어서 성공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민선 자치단체장의 가장 큰 힘이자 권한인 ‘인사권’을 직원들과 공유하겠다는 것으로, 인사잡음 등 각종 인사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 신안군의 설명이다.

다만 노조의 과도한 인사개입과 발탁인사 배제, 근무평정 중심의 인사에 따른 실·국장 등 간부에게 줄 서는 행태 등 또 다른 폐해도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적 보완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28일 신안군에 따르면 지난달 단체협약을 통해 신안군 공무원노동조합(이하 노조)이 정기인사 과정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내달 초로 예정된 올 상반기 인사부터 노조와 인사안을 공유하게 된다. 노조는 현재 본청과 읍·면사무소를 돌며 직원들의 인사 의견 등을 청취·취합하고 있다. 노조는 특히 직렬별 순환인사와 근무평정 등에 대해 700여 공무원 의견을 취합하고 인사에 대비한 평가 분석에 집중하고 있다.

신안군은 14개 읍·면 중 압해읍과 지도읍, 임자면, 증도면을 제외한 나머지 10개 지역의 근무처가 섬인 탓에 상당수 직원이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등 각종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신안군 공무원들 사이에선 인사철이면 ‘승진인사보다 전보인사가 더 우선’이라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올 정도라는 게 신안군 공무원들의 하소연이다.

신안군 관계자는 “최대한 공정한 인사를 한다고 해도 인사 이후 불만을 토로하는 직원이 적지 않다”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최근 노조와 단체협약을 통해 올 인사부터 노조를 직접 참여시키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도 이번 인사가 첫 시도라는 점에서 나름대로 인사기준을 정하는 등 공정성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기혁 노조위원장이 제시한 인사기준안은 ▲직렬별 순환근무제도 기준을 별도로 만들고, 직렬이 원하는 순환근무제 개선 ▲ 전보인사 기준을 세워 원칙에 따라 직원 가정사를 배려한 발령 ▲읍·면별 행정수요에 맞는 업무분장 등이다.

이와 관련해 고길호 신안군수는 “공정한 인사를 위해 노조서 제안하는 또 다른 의견이 있다면 추가로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며 “직원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직원 모두가 이해하는 원만한 인사가 되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신안=이상선기자 ssle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