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예향-무안 볼거리] 아픈 기억 묻어두고… 자연에 안겨 치유의 발걸음
2025년 02월 04일(화) 19:35 가가
영산강과 갯벌, 드넓은 바다 어우러진 천혜의 관광지
도리포 일출 보며 새해 다짐…치유의 숲 걸으며 힐링
황토갯벌랜드·밀리터리 테마파크 곳곳 즐거움 가득
항공기 참사의 아픔 딛고 ‘관광 도시 무안’ 다시 비상
도리포 일출 보며 새해 다짐…치유의 숲 걸으며 힐링
황토갯벌랜드·밀리터리 테마파크 곳곳 즐거움 가득
항공기 참사의 아픔 딛고 ‘관광 도시 무안’ 다시 비상
새해 첫 일출을 볼 수 있는 도리포와 영산강 자전거길, 무안 황토갯벌랜드, 밀리터리 테마파크…. 무안은 영산강과 갯벌, 바다가 어우러진 여행지이다. 뻘낙지와 숭어회 등 먹거리도 풍성하다. ‘해안 노을길’과 ‘물맞이 치유숲길’, ‘탄도둘레길’에서 ‘걷기좋은 도시, 워커블 시티(Walkable City) 무안’의 정수를 만끽할 수 있다. 지난 연말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겪은 무안의 지역경제 활성화가 절실하다. 한겨울에도 초록 들판을 볼 수 있는 무안으로 위로와 치유여행을 떠난다.
◇산다화핀 오솔길 싸목싸목 거니는 ‘물맞이 치유숲’=한반도 남쪽의 산지비율은 70% 가량이다. 반면 무안은 산지가 30%, 평지가 70%를 차지한다. 무안하면 얕은 구릉지대의 끝없는 황토밭이 우선 연상되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무안읍 동편에는 연징산(해발 302m)와 승달산(해발 333m), 태봉산(해발 169m) 등이 위풍당당하게 자리하고 있다. ‘무안 물맞이 치유숲’은 무안읍 성남리 연장산자락 시루봉과 남산 사이 골짜기에 위치하고 있다. 본래 이곳은 1995년부터 군부대 영점사격장, 실거리 사격장으로 쓰이다 2013년 12월 무안군에 반환됐다. 군은 2016~2021년 총사업비 80억 원을 들여 ‘물, 향기, 바람’을 주제로 한 ‘물맞이 치유의 숲’으로 조성해 2023년 3월 정식 개장했다.
주차장에서 치유센터로 향하는 포장도로 좌우에는 산다화(山茶花)가 붉은 꽃망울을 터뜨렸다. ‘애기동백’으로 불리는 겨울 꽃이다. 만약 눈이 펑펑 쏟아지는 날에 맞춰 방문한다면 설화(雪花)로 변한 산다화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물맞이 치유숲’ 공간은 크게 ‘만남의 숲’과 ‘사색의 숲’, ‘전망하는 숲’으로 구분돼 있다. 또한 ▲물맞이 숲길(1.2㎞) ▲향기맞이 숲길(1.3㎞) ▲바람맞이 숲길(1.0㎞) ▲전망의 숲길(2.5㎞) ▲감성의 숲길(350m) ▲수변숲길(2.0㎞) 등 6개의 숲길로 구성돼 있다. 이정표에서 물맞이 폭포를 발견하고 ‘물맞이 숲길’로 발길을 옮긴다. 솔잎으로 뒤덮인 호젓한 흙길을 싸목싸목 걷는 느낌은 각별하다.
어렵사리 찾은 물맞이 폭포는 겨울인지라 바싹 말라있다. 물줄기는 연징산(淵澄山) 용샘(용추샘, 용뫼샘이라고도 함)에서 발원한다. 주민들은 ‘용샘이 영광 칠산 앞바다로 이어져 용의 통로가 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폭포의 본래 이름은 ‘선랑(仙浪)폭포’였다. ‘물이 떨어질 때 선녀가 옷자락을 날리며 내려오는 것 같다’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그런데 폭포수를 몸에 맞은 사람들이 관절염·신경통 등에 효험을 보면서 ‘물맞이 고랑(폭포)’으로 불리게 됐다. 여름철이면 무안은 물론 인근 영광, 함평 등지에서 물 맞으러 온 이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고 한다.
‘무안 물맞이 치유숲’에는 단순한 숲이 아니라 무안의 역사와 생활문화가 오롯이 배어있는 힐링공간이다. 산림욕을 하며 지친 심신을 회복하고, 면역력을 강화할 수 있으니 금상첨화(錦上添花)라 할 수 있겠다. 한편 ‘물맞이 치유숲’ 치유센터(www.muan.go.kr/chiyu)는 4~10월 ‘숲길 오감체험’과 ‘어싱 디톡스(맨발걷기)’ 등 다양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건물 내에 치유 테라피실과 편백 온열치유실, 건강 측정실을 갖추고 있다.(무안군 무안읍 치유의숲길 40)
◇흰발농게와 살아있는 갯벌… ‘무안 황토갯벌랜드’=흔히 갯벌을 ‘지구를 둘러싼 검은 비단’이라고 한다. ‘연안 습지보호지역 1호’(2001년 12월), 람사르 습지(1732호)(2008년 1월), 무안 갯벌도립공원 1호(2008년 6월)…. 무안 갯벌은 ‘3관왕’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무안읍에서 현경면, 망운면을 지나 해제면 ‘무안 황토갯벌랜드’를 찾아가는 노정은 잠시 계절감을 잊게 만든다. 겨울철인데도 황토밭마다 양배추, 대파, 마늘 등이 심어져 있어 온통 초록물결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삭막하고 황량한 계절에 만나는 생명의 빛깔이다.
지난 2009년 설립된 ‘무안 황토갯벌랜드’는 무안생태갯벌과학관과 문형렬 분재역사관, 무안군해상안전체험관, 숙박시설(방갈로, 캠핑장) 등을 고루 갖추고 있다. 먼저 무안생태갯벌과학관으로 향한다. 1층 동선은 갯벌 탐구관과 갯벌 미래관, 갯벌 생물관, 황토연구실, 갯벌생태관을 차례로 거쳐 ‘무안갯벌낙지 맨손어업유산관’으로 이어진다.
‘갯벌 생물관’에서 무안 갯벌의 생물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다. 무안갯벌에 염생식물 47종과 대형 저서(底棲)동물 250종이 서식하고, 해양보호생물 지정종(멸종위기 야생동물 Ⅱ급) 2종(흰발농게, 대추귀고동)이 서식하는 곳이다. 검은머리물떼새 등 조류 50종도 무안갯벌을 찾는다. 박제한 어류 실물 표본 가운데 숭어처럼 성장하며 이름이 바뀌는 ‘출세어’(出世魚)가 흥미롭다. 도리포에서는 숭어 성장단계에 따라 치어부터 성어까지 모치→참동어→댕가리→중바리→무거리→눈부릅떼기→숭어 등 7단계로 구분해 부른다. 겨울철 도리포 숭어회는 ‘무안 9미(味)’중 하나로 손꼽힌다. 당초 1월 중순 ‘무안 겨울 숭어축제’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제주항공’ 참사 여파로 취소했다.
‘무안갯벌낙지 맨손어업유산관’에서 국가중요어업유산 6호로 지정된 무안 갯벌낙지 맨손어업의 생태·문화적 가치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다. 낙지 숨구멍(부럿)에 손을 집어넣어 잡는 ‘팔낙지어업’과 가래나 호미를 이용해 잡는 ‘가래낙지어업’, 낙지 구멍주위에 둔덕을 만들어 호흡하러 나온 낙지를 잡는 ‘묻음낙지어업’ 모두 주민들의 생활문화가 녹아있다.
◇무안 뻘낙지거리와 낙지공원, ‘노을길’=무안산 낙지는 ‘뻘낙지’, ‘갯벌낙지’라고 부른다. 무안읍 ‘무안버스터미널’ 인근에는 전남도 지정 음식거리인 ‘무안 뻘낙지거리’가 있다. 이전에는 ‘낙지골목’이라고 불렀다. 현재 거리에 20여 개소의 낙지요리집이 성업 중이다. 무안군이 2018년 상인들의 자발적인 참여 속에서 상가주변 환경을 정비하고 서비스를 개선해 지금의 ‘무안 뻘낙지거리’로 변모시켰다.
아치형 낙지특화거리 조형물을 지나면 입구에 ‘무안 뻘낙지’와 ‘무안 뻘낙지거리’, ‘무안갯벌’, ‘낙지요리’ 등 ‘무안뻘낙지 0번째 이야기’라는 주제로 4개의 안내문이 세워져있다.
낙지 특화공간으로 ‘무안 뻘낙지거리’와 함께 ‘무안 낙지공원’이 있다. 망운면 송현리 바닷가에 자리한 ‘무안 낙지공원’은 전망대를 겸한 대형 낙지 조형물이 눈길을 끈다. 조형물 앞에는 농·특산물 판매장과 무인 셀프카페가 운영되고 있다. 차가운 겨울 바닷바람을 피해 커피 등을 음미하면서 창 너머로 바깥 오션 뷰를 만끽할 수 있다. ‘무안 낙지공원’내 소나무 숲속에는 가족단위 캠핑족을 위한 캐러밴 6동이 운영되고 있다. 캐러밴마다 ‘안개와 노을’과 ‘푸른 하늘’과 같은 서정적인 이름표를 달고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낙지공원’을 지나는 도로명은 ‘노을길’이다. 총거리는 조금나루부터 현경면 봉오제까지 총 8.9㎞(보행자 전용도로 3㎞, 차도·보도 6㎞). 예전에 ‘명사십리’(明沙十里)로 불린 조금나루는 요즘도 방파제와 나란하게 길게 뻗은 모래톱을 볼 수 있다. 조금나루에서 2㎞ 떨어진 탄도는 지난 2018년에 전남도의 ‘가고 싶은 섬’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곳이다.
◇일출 보며 새해 다짐하는 도리포=무안군 해제면 도리포는 일몰과 일출을 한자리에서 맞을 수 있는 명소이다. 남북방향으로 길쭉한 지형 특성상 서해를 바라보는 도리포 서편 송계해변에서 해넘이를, 무안·함평·영광 땅으로 둘러싸인 동쪽 함해만과 접한 도리포에서 해돋이를 볼 수 있다. 도리포는 한때 100 여 척의 어선들이 드나드는 무안에서 가장 큰 포구였다. 1995년 10월, 문화재청이 포구 앞 바다에서 고려청자 639점을 인양했다. 수중에서 건져 올린 유물들은 14세기 후반(1370~1380년) 강진 일대에서 제작된 청자들로 판명됐다.
도리포 방파제 앞에는 ‘항상바위’가 있다. 황상(皇上)바위, 환생(還生)바위, 환선(還仙)바위로도 불린다. 바위 상단에는 수령을 알 수 없는 팽나무 한그루와 망부상(望夫像)이 자리하고 있다. 바위에 올라가보면 나무 앞에 ‘행운을 비는 나무(무안군 보호수)’라는 비석이 세워져 있다. 영광대교 방향으로 두 손을 모으고 비는 망부상은 칠산 바다로 고기잡이를 나간 지아비의 무사 귀환을 염원하는 지어미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주민들은 바다로 고기를 잡으러 나갈 때 반드시 ‘항상바위’에 고사를 지냈다고 한다. 새해 키워드로 ’아보하’(아주 보통의 하루)가 주목받고 있다. 된바람 부는 ‘항상바위’ 앞에서 새해의 무사안녕을 기원한다.
/글=송기동 기자 song@· 무안=김민준 기자 jun@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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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황토갯벌 탐방로 |
‘무안 물맞이 치유숲’에는 단순한 숲이 아니라 무안의 역사와 생활문화가 오롯이 배어있는 힐링공간이다. 산림욕을 하며 지친 심신을 회복하고, 면역력을 강화할 수 있으니 금상첨화(錦上添花)라 할 수 있겠다. 한편 ‘물맞이 치유숲’ 치유센터(www.muan.go.kr/chiyu)는 4~10월 ‘숲길 오감체험’과 ‘어싱 디톡스(맨발걷기)’ 등 다양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건물 내에 치유 테라피실과 편백 온열치유실, 건강 측정실을 갖추고 있다.(무안군 무안읍 치유의숲길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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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포 망부(望夫)상 |
지난 2009년 설립된 ‘무안 황토갯벌랜드’는 무안생태갯벌과학관과 문형렬 분재역사관, 무안군해상안전체험관, 숙박시설(방갈로, 캠핑장) 등을 고루 갖추고 있다. 먼저 무안생태갯벌과학관으로 향한다. 1층 동선은 갯벌 탐구관과 갯벌 미래관, 갯벌 생물관, 황토연구실, 갯벌생태관을 차례로 거쳐 ‘무안갯벌낙지 맨손어업유산관’으로 이어진다.
‘갯벌 생물관’에서 무안 갯벌의 생물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다. 무안갯벌에 염생식물 47종과 대형 저서(底棲)동물 250종이 서식하고, 해양보호생물 지정종(멸종위기 야생동물 Ⅱ급) 2종(흰발농게, 대추귀고동)이 서식하는 곳이다. 검은머리물떼새 등 조류 50종도 무안갯벌을 찾는다. 박제한 어류 실물 표본 가운데 숭어처럼 성장하며 이름이 바뀌는 ‘출세어’(出世魚)가 흥미롭다. 도리포에서는 숭어 성장단계에 따라 치어부터 성어까지 모치→참동어→댕가리→중바리→무거리→눈부릅떼기→숭어 등 7단계로 구분해 부른다. 겨울철 도리포 숭어회는 ‘무안 9미(味)’중 하나로 손꼽힌다. 당초 1월 중순 ‘무안 겨울 숭어축제’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제주항공’ 참사 여파로 취소했다.
‘무안갯벌낙지 맨손어업유산관’에서 국가중요어업유산 6호로 지정된 무안 갯벌낙지 맨손어업의 생태·문화적 가치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다. 낙지 숨구멍(부럿)에 손을 집어넣어 잡는 ‘팔낙지어업’과 가래나 호미를 이용해 잡는 ‘가래낙지어업’, 낙지 구멍주위에 둔덕을 만들어 호흡하러 나온 낙지를 잡는 ‘묻음낙지어업’ 모두 주민들의 생활문화가 녹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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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포 해송 숲 |
아치형 낙지특화거리 조형물을 지나면 입구에 ‘무안 뻘낙지’와 ‘무안 뻘낙지거리’, ‘무안갯벌’, ‘낙지요리’ 등 ‘무안뻘낙지 0번째 이야기’라는 주제로 4개의 안내문이 세워져있다.
낙지 특화공간으로 ‘무안 뻘낙지거리’와 함께 ‘무안 낙지공원’이 있다. 망운면 송현리 바닷가에 자리한 ‘무안 낙지공원’은 전망대를 겸한 대형 낙지 조형물이 눈길을 끈다. 조형물 앞에는 농·특산물 판매장과 무인 셀프카페가 운영되고 있다. 차가운 겨울 바닷바람을 피해 커피 등을 음미하면서 창 너머로 바깥 오션 뷰를 만끽할 수 있다. ‘무안 낙지공원’내 소나무 숲속에는 가족단위 캠핑족을 위한 캐러밴 6동이 운영되고 있다. 캐러밴마다 ‘안개와 노을’과 ‘푸른 하늘’과 같은 서정적인 이름표를 달고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낙지공원’을 지나는 도로명은 ‘노을길’이다. 총거리는 조금나루부터 현경면 봉오제까지 총 8.9㎞(보행자 전용도로 3㎞, 차도·보도 6㎞). 예전에 ‘명사십리’(明沙十里)로 불린 조금나루는 요즘도 방파제와 나란하게 길게 뻗은 모래톱을 볼 수 있다. 조금나루에서 2㎞ 떨어진 탄도는 지난 2018년에 전남도의 ‘가고 싶은 섬’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곳이다.
◇일출 보며 새해 다짐하는 도리포=무안군 해제면 도리포는 일몰과 일출을 한자리에서 맞을 수 있는 명소이다. 남북방향으로 길쭉한 지형 특성상 서해를 바라보는 도리포 서편 송계해변에서 해넘이를, 무안·함평·영광 땅으로 둘러싸인 동쪽 함해만과 접한 도리포에서 해돋이를 볼 수 있다. 도리포는 한때 100 여 척의 어선들이 드나드는 무안에서 가장 큰 포구였다. 1995년 10월, 문화재청이 포구 앞 바다에서 고려청자 639점을 인양했다. 수중에서 건져 올린 유물들은 14세기 후반(1370~1380년) 강진 일대에서 제작된 청자들로 판명됐다.
도리포 방파제 앞에는 ‘항상바위’가 있다. 황상(皇上)바위, 환생(還生)바위, 환선(還仙)바위로도 불린다. 바위 상단에는 수령을 알 수 없는 팽나무 한그루와 망부상(望夫像)이 자리하고 있다. 바위에 올라가보면 나무 앞에 ‘행운을 비는 나무(무안군 보호수)’라는 비석이 세워져 있다. 영광대교 방향으로 두 손을 모으고 비는 망부상은 칠산 바다로 고기잡이를 나간 지아비의 무사 귀환을 염원하는 지어미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주민들은 바다로 고기를 잡으러 나갈 때 반드시 ‘항상바위’에 고사를 지냈다고 한다. 새해 키워드로 ’아보하’(아주 보통의 하루)가 주목받고 있다. 된바람 부는 ‘항상바위’ 앞에서 새해의 무사안녕을 기원한다.
/글=송기동 기자 song@· 무안=김민준 기자 jun@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