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다도해해상국립공원내에서 염소 등 환경파괴 유해동물이 퇴치(포획)수보다 증식 속도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3일 신안군과 해상국립공원다도해서부사무소 등에 따르면 신안 다도해해상공원 10개 도서에는 400여 개체의 방목 염소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염소는 1년에 두 번 두 마리씩 새끼를 낳는 특성 때문에 증식이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방목 염소와 일부 사슴, 멧돼지들의 빠른 증식으로 국립공원의 환경이 무차별 훼손되고 있다는 게 신안군의 설명이다.

염소 등 유해동물들은 처음엔 풀을 먹다가 나중에는 뿌리까지 먹어치워 식물 고사는 물론 천혜의 절경을 자랑하는 암바위 등도 파괴하기 때문이다.

해상국립공원다도해서부사무소는 지난 2010년부터 환경유해 동물 퇴치작전에 나섰지만 지금까지 고작 300여 마리를 잡아내는 데 머무르고 있다. 올해도 매물도에서 28마리를 포획하는데 그쳤다.

환경파괴 유해 동물들을 퇴치하기 위해서는 많은 인원이 동원돼야 하지만 악산(惡山)에서 높은 바위를 오고 가는 염소 몰이에는 고령화된 섬 주민들로 한계가 있어서다. 특히 인근 도시 지역의 젊은 인력을 고용하려면 숙식제공과 교통비 등 높은 임금을 지급해야하는 탓에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또 염소를 퇴치하기 위해선 섬 소유자의 동의를 받아야하지만 선뜻 동의하지 않고 있어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유해동물 퇴치 예산을 충분히 확보해 젊은 퇴치 인력 투입 등 적극적인 퇴치사업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열악한 지원 예산이 가장 큰 문제다.

염소를 비롯한 멧돼지 등 환경파괴 유해동물들을 퇴치하기 위한 올해 예산은 5000만원에 불과했으며, 내년 예산은 이마저도 삭감될 것으로 보여 다도해 공원의 환경보존에도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다도해서부사무소 관계자는 “향후 연차별 예산을 추가 확보해 염소구제 및 생태복원(식생 복원)을 지속하고 방목 염소에 대한 소유자 파악 후 공원지정 이전에 방사한 염소는 소유자와 협의 후 구제·포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안 관내 해상국립공원은 1981년 12월 유인도 13곳과 무인도 89곳 등 102곳이 지정됐다. 해상국립공원은 신비스러운 절경과 함께 동백나무와 후박나무, 구실밤나무 등이 번식하고 있으며, 각종 희귀 동식물들도 대거 서식하고 있다.

/신안=이상선기자 s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