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의 웰빙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섬초’의 고장 신안 시금치 농가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습해 확산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확철 잦은 비 때문이다.

16일 신안군에 따르면 비금면과 도초면은 우리나라 시금치 주산지로 올해 1623농가에서 1140ha에 시금치 농사를 짓고 있다.

지난해에는 시금치 농작물의 65% 정도가 습해를 입어 평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5795톤을 생산하는 데 머물렀다.

올해는 그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여 농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시금치 습해는 지난해 경우 11월 말부터 발생했지만 올해는 11월 중순부터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습해 면적은 74%로, 올해 습해는 80%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잦은 비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금치 농가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시금치 습해는 농작물재해보험 가입마저 제외 대상이어서 농가 피해를 더욱 키우고 있다.

시금치가 습해를 입으면 뿌리가 썩고 잎이 노란색으로 변하는 탓에 출하 자체가 불가능하고, 습해 시작 직전에 수확한다 해도 1∼2일만 지나면 잎이 물렁물렁해져 상품가치가 떨어진다.

비금면 매월리 최민영 이장은 “섬초 1만여평 경작을 기준으로 비료와 종자, 인건비, 영향제, 박스 제작비용 등을 비롯한 조합비용 등으로 기존 투자비를 제외한 한해 경작비용만 4000만원 이상이 들어간다”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습해가 이어지면서 부채 증가 등으로 농사를 포기해야 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따라 신안군은 지난해부터 시금치 습해 농작물재해보험가입을 위해 농림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신안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습해를 피하기 위해서는 폐염전이나 배수가 잘되지 않는 지역은 피하고 배수가 잘되는 시금치 적토 경작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현재 시금치값은 10kg 1박스 기준 전년대비 4000원이 하락한 3만1000원대에 거래되고 있으며 최상품은 8만3000원 대의 높은 몸값을 자랑하고 있다.

/신안=이상선기자 s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