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시티’(Slow city)로 지정된 완도 청산도에서 열린 ‘슬로 걷기축제’에 4만명이 다녀가는 등 성황을 이뤘다.

완도군은 지난달 10일부터 지난 2일까지 23일간 청산도에서 열린 축제에 여객선을 타고 이동해야 하는 교통불편 속에서도 국내외 관광객 4만명이 방문했다고 3일 밝혔다.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청산도 마을 주민들이 운영하는 먹거리촌은 파전과 막걸리·전복 등 음식재료가 부족해 조기에 음식이 동이 나기도 했다.

또 청산도에서 걷기축제를 마치고 완도읍으로 나온 관광객들은 항만터미널 인근의 해산물 장터와 횟집에서 완도의 싱싱한 수산물과 김·미역·다시마 등 특산물을 구입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

군은 ‘슬로 걷기축제’개최로 경제적인 직접효과는 물론 생산유발효과와 부가가치 효과 등을 고려할때 수백억원의 효과를 거둔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축제는 체험 위주로 ▲느림의 종 ▲느림 우체통▲슬로길 1억보 걷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완도군은 성공적인 ‘슬로걷기축제’요인으로 청산도만의 독특한 섬문화와 감성적인 프로그램· 공중파를 이용한 축제홍보를 손꼽았다.

특히 이번 축제는 외국인 관광객의 비율도 지난해보다 높아져 국내를 넘어서 세계속의 ‘슬로시티’로 발돋음할 수 있는 기회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 관광객은 “‘느림의 섬’ 청산도는 아무리 급한 사람이 찾더라도 발걸음이 느려질 수밖에 없는 특별한 매력이 있는 섬이었다”며 “아름답고 토속적인 매력에 빠지는 축제였다”고 말했다.

한편 완도항에서 뱃길로 45분 거리인 청산도는 영화 ‘서편제’와 드라마 ‘봄의 왈츠’ 촬영지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황톳길 돌담을 배경으로 청보리와 유채꽃이 어우러진 봄풍경과 함께 논바닥에 구들을 깔고 흙을 부어 만든 구들장논·독특한 초분(草墳)풍습 등 향토색 짙은 전통이 연면히 이어져오는 섬이다.

지난 2007년 12월 담양 창평면 삼지천마을·장흥 유치·신안 증도화 함께 ‘슬로시티’로 지정됐다.

/서부취재본부=정은조기자 ej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