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대신 바닷물로 기른 친환경 양파입니다”

신안군 지도읍 양파재배 농가에서는 4∼5월에 양파줄기가 엄지손가락 굵기만 할 때 농약대신 바닷물을 뿌린다. 10a(300평)당 바닷물 200∼300ℓ를 2∼5회 살포해 양파재배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노균병을 없애고 잡초발생을 막는 효과를 거뒀다.

노균병은 양파줄기에 곰팡이가 슬면서 말라죽는 병이다.

신안지역은 지난 2007년부터 양파 주산지인 지도읍을 중심으로 해수 농법이 보급돼 300여 농가가 활용하고 있다. 그동안 양파재배 농민들은 노균병 농약비로 10a당 4만원 가량을 썼지만 바닷물을 이용해 방제하며 생산비 절감효과까지 거두고 있다.

양파, 무화과, 오이, 호박, 토마토 등 작물에 바닷물을 적당한 비율로 뿌려 농작물의 병해를 방제하고 품질을 향상시키는 ‘해수(海水) 농법’이 관심을 끌고 있다.

전남도 농업기술원은 바닷물을 이용한 농작물 생산연구 등 과학적인 규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신안군 농업기술센터는 지난 8월부터 내년 6월초 양파수확기까지 ‘바닷물 이용 채소류 병해충 방제효과’ 실증시험을 실시한다.

도 농업기술원 과수연구소에서 지난 2006·2007년 무화과에 30% 희석한 바닷물을 뿌려 연구한 결과 당도가 14.3브릭스(Bx)에서 15브릭스로 향상되고, 수확량은 10a당 2천506㎏으로 바닷물을 뿌리지 않았을 때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 대구지역에서도 오이, 호박, 토마토 재배농가에서 해수 농법을 활용해 잎에 밀가루를 뿌려 놓은듯한 증상을 보이며 수확기간을 단축시키고 수량을 감소시키는 ‘흰가루병’을 방제하고 있다.

도 농업기술원 친환경연구소는 다음주 초까지 각 시·군의 해수농법 이용농가의 실태와 작물현황을 조사·분석해 본격적인 연구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향후 일반 농산물과 바닷물을 이용한 농산물의 비교·연구를 통해 바닷물의 농도와 처리시기, 횟수 등 과채류 생산성 및 품질향상 효과 검증과 함께 토양의 이화학성 및 물리성, 병원성 미생물의 생장억제 효과 등을 조사하게 된다.

전남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작물별로 해수농법의 장·단점을 분석해 과학적인 데이터가 마련되면 획기적인 친환경 농업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송기동기자 song@/신안=조완남기자 wn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