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 소통?…보수단체, 민주성지 금남로서 집회하는 까닭은
2025년 02월 13일(목) 19:30 가가
보수단체 “‘비상 시국’ 서로의 의견 공유…시민 소통 최적 장소” 주장
오월단체 “극우 선동·역사왜곡 발붙일 곳 아냐”…상업적 목적도 의심
오월단체 “극우 선동·역사왜곡 발붙일 곳 아냐”…상업적 목적도 의심


13일 광주시 동구 5·18 민주광장에서 강기정 광주시장을 비롯한 단체장들과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광주비상행동’이 오는 15일 예정된 보수 단체의 광주 집회를 반대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보수 단체가 15일 광주시 동구 5·18민주광장과 금남로 일대를 ‘탄핵 반대 집회’ 장소로 선택한 배경에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보수 단체들이 당초 하나같이 5·18민주광장을 집회 장소로 신고했다가 광주시장으로부터 ‘사용 승인’을 받지 못하는 등 이유로 금남로로 집회 장소를 옮겼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광주 시민들은 매주 같은 장소에서 ‘윤석열 탄핵 촉구 집회’가 열려 왔던 점, 앞서 지난 수십년간 보수 성향 단체들이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과 폄훼를 서슴지 않았던 점 등에서 “광주 시민을 자극하려고 일부러 금남로로 오는 것이냐”는 지적까지 내놓고 있다.
보수 성향의 종교 단체 ‘세이브코리아’는 13일 광주일보와 통화에서 “5·18민주광장과 금남로에서 집회를 하는 이유는 시민들과 소통하기에 최적의 장소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단체는 5·18민주광장에서 집회를 열려다 경찰로부터 ‘같은 장소에 이미 다른 집회가 예정돼 있다’는 이유로 거부당했고, 대신 금남로 무등빌딩 앞으로 집회 장소를 변경했다.
단체는 ‘소통’을 위해서 집회를 열고자 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비상 시국’에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며 자신의 생각이 옳은지 그른지 확인하는 장으로써 집회를 개최할 뿐이라는 것이다.
세이브코리아 관계자는 “광주시장이 한 쪽 계열 단체의 집회는 허용해주고 반대쪽 계열의 사람들은 불허하는 등 편중되게 집회를 허용하고 있는데, 이는 ‘집회의 자유’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다”며 “광주시민들에게 한 쪽의 메시지만 들을 것을 허용하는 것은 시민들로 하여금 편중된 생각만을 따라가도록 유도하는 위험한 행위다”고 했다.
최근 광주시는 자칭 보수 유튜버 안정권씨로부터 5·18민주광장에서 집회를 열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불허’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집회가 ‘광주시 5·18 정신 계승 기본조례’상 광장의 조성 목적에 위반되거나 시민·이용객들의 신체·생명·안전 등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을 경우에 해당돼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광주 시민단체와 오월 단체 등에서는 “5·18민주광장과 금남로에서 보수단체 집회가 열리는 것 자체가 5·18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양재혁 5·18민주유공자유족회장은 “그동안 보수를 자처하는 단체들이 광주에 와서 5·18 관련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왜곡에 앞장섰던 과거가 있지 않느냐”며 “그런 이들이 5·18의 역사적 현장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하는 것은 광주 시민에 대한 ‘도발’이자 소통을 명분 삼아 광주 시민들을 자극하고 관심을 끌기 위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김순 오월정신지키기 범시도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또한 “5·18민주광장과 금남로는 1980년 계엄 상황에서 수백명 광주시민들의 피로 물들었던 곳이며, 아직도 진상규명이 끝나지 않아 그날 흘린 피의 흔적조차 위로받지 못했다”며 “45년만에 되살아나 광주시민들을 공포에 떨게 한 계엄령을 ‘합법’이라며 옹호하는 이들이 역사 현장을 훼손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공법단체 5·18민주화운동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와 5·18기념재단은 지난 12일 성명을 내고 “광주는 5·18민주화운동의 성지이며, 극우 선동과 역사 왜곡이 발붙일 곳이 아니다. 극우 선동 세력의 광주 집회를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5·18 연구자들은 민주주의를 폄훼하며 유튜브 수익을 올리는 등 상업적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의도적으로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공간을 집회 장소로 정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희송 전남대 5·18연구소 교수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본령, 정신적인 근원이자 5·18의 상징적인 공간은 민주주의와 5·18, 헌정질서를 부정하는 이들이 소위 ‘난동’을 부리기에 최적의 장소”라며 “과거 광주 곳곳에서 5·18을 부정하는 집회를 열고 유튜브 중계를 해 수천만원 수익을 올렸던 보수 단체들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신념이 아니라 수익의 논리로 해석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집회 주최 측이 상대에 대해 인정과 존중을 하지 않고 5·18을 모욕하면서 ‘소통’을 말하는 것은 궤변이다”며 “민주주의의 성지 광주에서 되레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한 사회적 비난 내지 응징을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보수 단체들이 당초 하나같이 5·18민주광장을 집회 장소로 신고했다가 광주시장으로부터 ‘사용 승인’을 받지 못하는 등 이유로 금남로로 집회 장소를 옮겼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보수 성향의 종교 단체 ‘세이브코리아’는 13일 광주일보와 통화에서 “5·18민주광장과 금남로에서 집회를 하는 이유는 시민들과 소통하기에 최적의 장소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단체는 ‘소통’을 위해서 집회를 열고자 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비상 시국’에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며 자신의 생각이 옳은지 그른지 확인하는 장으로써 집회를 개최할 뿐이라는 것이다.
최근 광주시는 자칭 보수 유튜버 안정권씨로부터 5·18민주광장에서 집회를 열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불허’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집회가 ‘광주시 5·18 정신 계승 기본조례’상 광장의 조성 목적에 위반되거나 시민·이용객들의 신체·생명·안전 등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을 경우에 해당돼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광주 시민단체와 오월 단체 등에서는 “5·18민주광장과 금남로에서 보수단체 집회가 열리는 것 자체가 5·18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양재혁 5·18민주유공자유족회장은 “그동안 보수를 자처하는 단체들이 광주에 와서 5·18 관련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왜곡에 앞장섰던 과거가 있지 않느냐”며 “그런 이들이 5·18의 역사적 현장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하는 것은 광주 시민에 대한 ‘도발’이자 소통을 명분 삼아 광주 시민들을 자극하고 관심을 끌기 위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김순 오월정신지키기 범시도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또한 “5·18민주광장과 금남로는 1980년 계엄 상황에서 수백명 광주시민들의 피로 물들었던 곳이며, 아직도 진상규명이 끝나지 않아 그날 흘린 피의 흔적조차 위로받지 못했다”며 “45년만에 되살아나 광주시민들을 공포에 떨게 한 계엄령을 ‘합법’이라며 옹호하는 이들이 역사 현장을 훼손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공법단체 5·18민주화운동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와 5·18기념재단은 지난 12일 성명을 내고 “광주는 5·18민주화운동의 성지이며, 극우 선동과 역사 왜곡이 발붙일 곳이 아니다. 극우 선동 세력의 광주 집회를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5·18 연구자들은 민주주의를 폄훼하며 유튜브 수익을 올리는 등 상업적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의도적으로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공간을 집회 장소로 정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희송 전남대 5·18연구소 교수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본령, 정신적인 근원이자 5·18의 상징적인 공간은 민주주의와 5·18, 헌정질서를 부정하는 이들이 소위 ‘난동’을 부리기에 최적의 장소”라며 “과거 광주 곳곳에서 5·18을 부정하는 집회를 열고 유튜브 중계를 해 수천만원 수익을 올렸던 보수 단체들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신념이 아니라 수익의 논리로 해석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집회 주최 측이 상대에 대해 인정과 존중을 하지 않고 5·18을 모욕하면서 ‘소통’을 말하는 것은 궤변이다”며 “민주주의의 성지 광주에서 되레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한 사회적 비난 내지 응징을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