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랭킹 1위’ 안세영(22·삼성생명)이 파리에서 대관식을 치렀다.

안세영은 5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단식 결승에서 중국의 허빙자오를 2-0(21-13, 21-16)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에 이어 여자 단식에서 28년 만에 다시 캔 금맥이다.

안세영은 전날 열린 대회 여자 단식 준결승전에서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인도네시아)을 2-1(11-21, 21-13, 21-16)로 꺾고 결승행을 이뤘다.

그리고 자신의 파리 올림픽 마지막 경기를 52분 만에 마무리하면서 방수현에 이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배드민턴 전체 종목으로 따져도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이용대-이효정이 혼합 복식 정상에 오른 뒤 16년 만에 나온 값진 금메달이다. 한국이 올림픽 배드민턴에서 수확한 7번째 금메달이기도 하다.

안세영은 파리에서 대관식을 하면서 올림픽·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아시아선수권을 모두 석권하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완성했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를 통해 적수 없는 세계 1위임을 증명했다.

나주 이창동 출신의 안세영의 역사는 초등학교 1학년 당시 아버지를 따라 배드민턴 동호인 클럽을 다니며 시작됐다.

아버지 안정현 씨는 안세영의 남다른 배드민턴의 실력을 보고 나주 중앙초 1년 때 광주 풍암초로 전학을 보내 ‘배드민턴 스타’ 이용대의 스승인 최영호 감독에게 본격적인 가르침을 받게 했다.

이후 안세영은 광주체중-광주체고를 졸업한 후 삼성생명에 입단했다.

코로나19로 1년 미뤄 2021년에 열린 도쿄 올림픽 당시 안세영은 배드민턴 종목 최연소인 ‘19세’의 선수였다.

단식 8강에서 안세영은 중국 천위페이에 0-2로 패하며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패배를 보약 삼은 안세영은 2년 뒤 다른 선수가 됐다. 지난해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과 단식까지 2관왕에 올랐다. 단식 결승전에서 천위페이를 만난 안세영은 2-1 승리를 거두고 도쿄 올림픽 설욕전을 펼쳤다. 특히 무릎 부상에도 포기하지 않은 ‘부상 투혼’을 선보이면서 감동을 선물하기도 했다.

남다른 천재성에 근성이라는 특급 무기로 매년 성장한 안세영은 지난달 두바이에서 열린 2024 배드민턴 싱가포르오픈 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올림픽 랭킹에 따라 1번 시드를 확보한 뒤, 올림픽 챔피언에 등극했다.

안세영의 우승으로 한국은 이번 대회 11번째 금메달을 수확했다.

앞서 4일 진행된 양궁 남자 개인전에서 김우진(청주시청)이 미국의 브레이디 엘리슨을 슛오프 접전 끝에 6-5로 누르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임시현(한국체대)에 이어 이번 대회 3관왕에 등극한 김우진은 한국의 파리 올림픽 10번째 금메달 주인공이 됐다.

또 앞선 2016 리우, 2020 도쿄 올림픽에 이어 이번 올림픽에서 남자 단체전 3연패를 이룬 김우진은 개인전 금메달까지 차지하면서 ‘그랜드 슬램’을 기록했다.

‘테니스의 전설’ 노박 조코비치도 이번 파리 올림픽을 통해 ‘커리어 골든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조코비치는 5일 진행된 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에서 2시간 50분의 접전 끝에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를 2-0으로 물리치고 4대 메이저 대회 우승 역사에 5수 끝에 올림픽 금메달을 더했다.

한편 한국은 이날 안세영의 금메달과 함께 사격에서 은메달을 추가했다.

장성 출신 조영재(25·국군체육부대)가 사격 남자 25ｍ 속사권총 결선에서 나서 25점을 쏘면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속사권총에서 나온 한국의 첫 메달이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