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적인 제목은 눈길을 끌기 마련이다. 특히 승패와 관련된 것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사람들은 누구나 승리하고 싶고 앞서 나가길 원한다. 그러나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어서 승자가 있으면 패자가 있기 마련이고 일등이 있으면 꼴찌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연세대 경제학부 한순구 교수가 쓴 ‘그들은 왜 최후의 승자가 되지 못했나’는 역사속 인물들과 사건을 게임이론으로 분석했다. 전공이론이 게임이론과 법경제학인 한교수는 경제 외에도 생물이나 역사, 스포츠 등 다른 분야에서 경제학 이론을 적용하고 분석하는 일에 관심이 많다.

게임이론은 “계획하고 실행하는 ‘전략’과 ‘선택’을 체계적으로 깊이 연구하는 학문”을 뜻한다. 저자는 역사를 게임이론이라는 렌즈를 통해 들여다본다.

책에 등장하는 13개 사건의 주인공들은 전쟁에서 패하거나 국가 운영의 실패를 경험했다. 그럼에도 저자는 역사 속에서 큰 실패로 끝난 결정이라 해도 100% 틀린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본다. 또한 책에는 실패를 되돌릴 처방이 다양한 게임이론과 함께 기술돼 있다. 한 예로 유방을 위해 싸웠지만 토사구팽 당한 한신의 경우에는 미래에 일어날 일을 예상하며 현재 행동을 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편 이익주 서울시립대 국사학과 교수는 “항우와 한신, 당 태종 이세민과 김춘추, 가마쿠라 막부와 오다 노부나가, 나폴레옹과 로버트 리 장군, 고르바초프 등 한국사와 동서양사를 넘나들며 재밌는 역사 읽기에 빠지다 보면 어느새 역사적 성공과 실패에 대한 게임이론의 분석을 접하게 된다. 역사학과 경제학의 진정한 융합이란 이런 것이다”라고 평한다. <삼성글로벌리서치·1만9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