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명백한 사실과 근거를 들이대며 설명하고 반박해도 도통 이해하려 들지 않는 사람들을 만나면 말문을 닫게 된다. 유튜브에 난무하는 가짜뉴스를 맹신하고, 정치적 편향과 음모론에 빠진 사람들과의 대화는 더더욱 힘들다.

데이비드 맥레이니의 ‘그들의 생각을 바꾸는 방법’은 더 이상 이성이 통하지 않는 탈진실의 시대, 인간의 신념은 바뀌지 않는다는 통념을 깨고 타인의 마음을 바꾸는 법을 소개한 책이다. 전 세계 베스트셀러 ‘착각의 심리학’의 저자인 그는 미국 최고의 언론인상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상을 두 차례나 수상한 과학 저널리스트로 이 책은 ‘2022 아마존 과학·경제 부문’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다. 저자 역시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고 믿었지만 자신의 아버지를 비롯해 음모론자, 정치 극단주의자, 광신도 등 도무지 변하지 않을 것 같던 이들의 가치관이 한순간 뒤집히는 장면을 목격하며 연구를 시작했다. 저자는 최신 뇌과학과 심리학으로 연구를 통해 방법을 제시한다.

그는 수년간 9·11테러 음모론을 주장한 유튜버가 음모론을 철회한 이유는 그 어떤 명백한 증거보다 희생자 가족을 만나 감정적 교감을 나눈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말한다.

또 백신 거부자 86%가 마음을 바꾼 결정적 계기, 동성애를 반대하던 조지 부시, 돌연 동성 결혼식에 참석한 까닭, 단 20분간의 대화로 낙태 합법화 찬성을 이끌어낸 사례 등을 소개한다.

저자는 ‘그들’과 소통이 불가능하다는 무력감에서 벗어나 한 번 더 대화하려는 노력, 존중하고 경청하는 태도, ‘왜 그들을 변화시키고 싶은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들이 결국 견고한 벽을 두드리고 마침내 균열을 낼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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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