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의 국가 R&D 예산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광주·전남은 혜택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서울·경기도 등 수도권에 집중 지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의 R&D 사업 지원도 광주·전남지역이 전국 최하위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광주·전남지역 기업들은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만들어내지 못해 저성장에 머물고, 덩달아 지역 기업의 임금 수준도 낮아지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용빈(광산갑) 국회의원이 15일 이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하 KEIT)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2018~2022년) R&D 총예산은 5년 전보다 두배 정도 늘었으나 수도권에 무려 절반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됐다.

전국 대비 비율로 살펴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누계 기준 총 2조5954억6400만원 중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49.2%인 1조2792억7700만원이 투입된 반면, 광주·전남의 R&D 예산은 각각 1.4%(353억5300만원), 1.1%(281억5500만원) 수준에 머물렀다.

지역 소멸 위기 속에서 강원 0.7%(173억8200만원), 전북 3.1%(806억2400만원), 충북 3.4%(876억6800만원)에 불과했다.

최근 윤석열 정부가 ‘지방시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는 등 지방 분권에 적극적인 외형을 취하지만, 실제 수도권 중심의 반도체 인력 양성 방안이나 ‘균형발전-지방분권 통합 논의’를 지켜보면, 내실있는 균형발전, 실질적 예산분권 등 정작 정부가 해야가야 할 고민들이 통째로 빠져있다.

지역 풀뿌리 경제라 할 수 있는 광주·전남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R&D 예산 지원도 인색했다.

이날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이 이용빈 의원실에 제출한 R&D 사업 지역별 지원현황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2022년 8월 현재 광주지역 중소기업에 지원된 R&D 예산은 532억2640만원(전국의 2.2%), 전남은 429억200만원(1.8%) 수준이었다.

반면 서울은 전체의 22.5%인 5346억1800만원, 경기는 전체의 28.6%인 6796억600만원을 지원받았다.

광주·전남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R&D 예산지원이 적은 것은 이 지역의 전반적인 기업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고용노동부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 상용월급여액(상용정액급여+상용초과급여·세금공제 전)은 광주 314만1221원·전남 335만2080원으로 전국 평균을 밑돌았고 17개 시·도 가운데 광주는 4번째, 전남은 9번째로 낮았다.

이용빈 의원은 “비수도권 지역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국가가 책임지고 인프라 확충을 비롯해 지역 주도형 R&D 사업을 확대해 가야 한다”면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특정 지역만 대폭 지원해주는 것은 결국 고사 직전에 있는 지역을 내팽개치는 것과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R&D 예산의 지역간 불균형 문제가 갈수록 심화되는데, 비수도권의 역량 강화를 위해 정부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격차를 줄이는 정책을 펴야 한다”면서 “R&D 예산의 증가분을 지역에 공정하게 배분해 지역도 연구 개발에 오롯이 집중하여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광록 기자 kro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