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남구자원봉사센터(이사장 반정환) 자원봉사자들이 코로나19 장기화로 단체 배식활동이 중단된 지난 2년여 동안 50회에 걸친 도시락 봉사를 펼치고 있다.

4일 오전 8시께 광주 남구 월산동의 봉사센터 내 남구자원봉사센터 부설기관 나눔의샘터. 노란색과 초록색 조끼를 입은 자원봉사자들이 음식을 만들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쭈꾸미를 볶고, 계란을 입힌 분홍색 소시지를 부치고, 청포묵 김무침과 배추 김치를 버무리거나 먹기 알맞게 썰어내는 일들이었다.

이들의 손길을 거친 반찬들은 흰 쌀밥과 함께 도시락 용기에 포장되어 전달됩니다.

이들의 사업은 애초 2018년 9월부터 IBK 기업은행과 남구청의 후원으로 주월동 푸른길 공원에서 진행되던 ‘참! 좋은 사랑의 밥차’사업이었다.

독거노인 등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음악 공연과 의료 봉사 등을 해오던 중 코로나 19 감염병 여파로 단체 배식이 중단되자 지난해 3월부터 도시락을 만드는 비대면 봉사활동으로 대체해 진행 중이다.

남구자원봉사센터, 을로운수 사랑봉사회, 디딤돌 봉사단 등 지역 봉사자들로 구성돼 있는 이들은 매주 목요일 도시락 제작을 위해 2~3 일전부터 식단을 결정하고 식재료를 구입하고 다듬는 등 힘을 모은다.

식재료도 기성품이 아닌 지역에서 나는 질 좋고 싱싱한 농산물을 이용해 직접 조리하는 등 어르신들의 건강에도 신경 썼다.

남구 백운2동 주민자치회에서도 콩나물 등의 식재료와 음료수 등을 기부해주는 등 이들의 봉사에 힘을 실어줬다.

하루 동안에 450인분을 만들기에 힘이 부칠 법도 하지만 자원봉사자들 모두 신선한 제철 음식을 어르신들에게 드리기 위해 노력했다.

음식이 상할 우려가 있는 7월, 8월 혹서기를 제외하고 이들이 지난 2년여 동안 만들어 나눠준 도시락만 2만여 개에 이른다.

이병철 을로운수 사랑봉사회장은 “도시락 봉사일이 정해지면 회사 내 봉사회원들끼리 배차일을 조정해서 참여하고 있다”며 “우리의 작은 활동들이 지역 어르신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김정희 광주남구자원봉사센터 소장은 “재료 손질 전부터 방역작업을 마친 후에야 음식을 조리하는 등 감염 예방에 노력했다. 남구 지역 자원봉사자들의 노력 덕분에 별 탈 없이 잘 진행해온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어 “코로나 19가 하루 빨리 종식되어 푸른길에서 어르신들 얼굴 직접 보며 얘기 나누고 함께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고 싶다.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