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문화중심도시’ 또는 ‘문화 수도’로서의 광주 정체성과 그 위상은 날이 갈수록 굳게 다져지고 있다. ‘문화’라는 범주가 너무 넓기는 하지만 문화의 중심에 ‘예술’을 위치시키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광주에서의 ‘예총’ 활동은 그 어느 도시에서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예총에서 주관하는 중요한 행사가 하나 있으니 그것은 오는 9월 19일부터 22일까지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펼쳐지는 ‘제10회 광주 국제 아트 페어(아트 광주 19)’이다. 올해는 13개국에서 168개의 부스를 운영하며, 지난해 두 개 관에서 치러졌던 행사를 세 개 관으로 확대해 대규모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해외 18개 갤러리, 국내 71개 갤러리, 개인 작가 79명이 참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 아트 페어가 될 것이다.

사실 2년 전 ‘광주 국제 아트 페어’는 예산 정산의 불투명, 공모 과정에서의 불협화음 등으로 인하여 행사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이를 이유로 과거에 주관해 왔던 단체가 배제된 가운데 대신 광주예총이 이 행사의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시키고자 주관 단체로 나서게 되었다.

‘아트 페어’란 간단히 말하자면 그림을 팔고 사는 시장이기 때문에 작품성 위주의 비엔날레와는 성격이 좀 다르다. 그렇다고 시장성이나 상업성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고 대중성과 축제성을 그 가치로 내세우기도 한다. 모든 예술 작품은 최종적으로 수용자에게 전달될 때 비로소 예술적 가치가 발현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미술 작품 역시 수용자가 관람하고 그 가치를 인정하여 소장하게 될 때 그 빛을 발한다고 할 수 있다.

오래 전 사회주의의 구소련이 붕괴된 직후 러시아의 예술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도심을 거닐었던 기억이 있다. 당시 진기한 현상은 수많은 화가들이 거리에 나와 직접 그림을 팔거나 초상화 그리기로 호객을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사회주의 시절엔 국가가 화가들의 생계를 보장해 주었지만, 체제가 붕괴되니 스스로 살길을 찾아 나선 것이라는 안내원의 설명이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예술가의 창작 의욕을 북돋울 수 있는 동인인 ‘시장성’이 선순환적인 예술적 소통을 가져온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따라서 ‘문화 광주’, ‘예술 광주’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번 아트 페어에서 특히 이 점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올해 행사 주제는 ‘One Piece, One Peace’. ‘미래를 꿈꾸는 예술 장터’를 지향하는 슬로건이다. 이는 아트 페어의 핵심인 예술 작품의 소장과 더불어 ‘1가구 1 작품’이었던 예향 남도의 면모를 되살려 아트 광주만의 색을 입힌다는 목표에 바탕을 두고 있다.

광주는 문화적 상상력이 뛰어나고 각 예술 분야에서 창조적 인력이 풍부하다. 광주가 이번 아트 페어를 통해 세계적인 문화 예술 도시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문화 산업의 무한한 잠재력을 키워 가야 한다. 또한 광주의 자긍심을 높이고 시민과 함께 즐기는 축제로서 지역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문화 현장으로 만들어 간다면 분명 세계가 주목하는 아트 페어가 될 것이다.

이번 ‘아트 광주 19’는 시민 사회가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지역 메세나 운동을 조직화하여 지역 경제의 핵심 동력이 되고 나아가 아시아 문화중심도시로의 견인차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시민 여러분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