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모 방송사에서 구한말의 시대상과 동학 농민 혁명의 과정을 큰 줄기로 엮어 낸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가슴에 큰 울림을 선사하며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 드라마는 등장인물들의 열연으로 관심을 받기도 했지만, 과거이면서 현재와 맞닿아 있는 가슴 아픈 우리 역사를 잘 표현해 전 국민의 심금을 잔잔하게 울렸다.

특히 ‘우금치 전투’ 장면에서 당시 조선 침탈이라는 일본의 야욕에 맞서 싸웠던 농민군의 모습은, 과거를 부정하면서 경제적 보복을 자행하는 일본에 대응하여 ‘NO JAPAN, BOYCOTT JAPAN’ 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현재 우리 국민의 모습과 묘하게 연결되어 있다.

최근 대법원의 강제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경제 보복의 일환으로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부품의 수출 규제 조치를 취하면서 촉발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은 일본의 일방적인 무역 제재에 항의해 우리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국내뿐 아니라 해외 거주하는 재외 동포들과 유학생들까지도 적극적으로 동참해 민족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문화 운동’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여 일본 아베 정부는 각의(국무회의) 결정을 통해, 우리나라를 백색 국가(화이트 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대상국)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내린 바 있으며, 대화 제안을 일방적으로 거절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외교 문제와 전혀 관계없는 경제와 무역의 문제를 정치적인 도구로 이용하고 있고, 자유 무역주의의 원칙을 왜곡하여 전세계적인 비난을 받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국민들은 단결된 힘으로 ‘국내 제품 이용, 역사 바로 알기’등 작은 것부터 실천하고, 기업은 ‘원천 기술 개발, 핵심 소재의 일본의존도 탈피’등 국가와 국민, 기업이 힘을 모아 함께 노력한다면 이 고난을 슬기롭게 잘 극복하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일본의 경제적 보복 조치를 ‘제2의 경제 도약’을 위한 반전의 계기로 삼아야 하며, 일본 경제의 그늘에 안주하던 경제적 종속 관계에서 벗어나야 한다. 100여 년 전, 일제의 경제 침탈로 민족 경제가 침몰 직전에 이르자 국산품 애용, 민족 기업 육성 등의 구호로 우리 민족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전개했던 ‘조선 물산 장려 운동’의 사례를 교훈 삼아 우리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 민족적 역량을 보여줘야 할 때이다.

우리 광주시의회는 지난 2일 일본의 백색 국가 한국 배제 철회와 한국 대법원이 판결한 전범 기업의 강제 징용 피해자에 대한 대법원의 배상 판결 이행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또한 일본 정부의 행태를 과거사에 대한 반성 없이 가해자가 피해자를 경제로 겁박하는 국제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추악한 외교이며, 자국의 도시 오사카에서 선언한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 및 투자 환경 조성과 세계 경제 성장을 방해하는 무역 및 지정학적 분쟁 해결을 위해 노력하자”는 ‘G20 결의’를 한 달여 만에 뒤엎어 버리는 국제적인 자해 행위라고 규탄 한 바 있다.

앞으로 우리 시의회는 시민과 함께 적극적인 불매 운동을 전개하고, 세계 곳곳에 일제 침략기 시절의 만행과 경제 보복의 부당성을 알리는데 가지고 있는 모든 힘과 지혜를 결집해 대처해 나갈 것이다.

올해는 3·1 독립 운동과 임시 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이며, 얼마 있으면 제74주년 광복절을 맞이하게 된다.

일제 치하 암흑기에서 우리 선조들이 보여 주었던 끊임없는 애국심과 민족적 자긍심을 바탕으로 일본과의 총성 없는 경제 전쟁을 전 국민이 일치단결하여 이겨 내야 할 것이다. 경제 전쟁에서 이겨 내는 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선조들에게 보답하는 최소한의 도리이자 의무이다.

마지막으로, 일본 아베 정부는 과거사에 대한 진솔한 반성과 사과를 통해 양국 관계를 정상화하고, 보복적 수출 규제를 즉각 철회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하며, 이를 통해 동북아시아의 미래를 향해 협력하는 새로운 한일 관계가 시작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