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미카제(新風) 경제 폭격
2019년 08월 05일(월) 04:50 가가
[송오식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제2차 세계 대전 말기, 일본은 전세가 불리해지자 기상천외의 방법으로 국면 전환을 꾀하고자 전쟁사에서 보기 드문 ‘가미카제’를 고안해 낸다. 즉 유인 비행기로 미국의 전함을 폭격하는 것이다. 전투기와 함께 조종사도 사망하지만 적군에게는 더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발상에서 비롯된 방식이다. 일본은 이러한 무식한 가미카제 방식을 한국과의 무역에 적용하고 있다. 반도체 등 전자 제품 핵심 소재의 수출을 규제하게 되면 일본 기업에도 피해가 가지만 한국 경제에는 치명타를 줄 수 있다는 계산 하에 세계 경제 질서의 기조인 자유 무역과 공정 무역의 틀을 깨면서까지 감행하였고, 이는 일종의 경제 ‘선전 포고’라고 할 수 있다.
이제 경제 전쟁이 시작되었으니 국가 지도자와 기술 전문 관료, 산업체와 국민 모두가 지혜를 모아 슬기롭게 난관을 극복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아베는 이번 수출 규제와 백색 국가 제외가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행해진 것이라는 말을 되풀이하지만 일본의 치졸한 행태가 일본 식민지 강점 시대 징용 노동자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은 다른 나라에서도 인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왜 일본은 대법원의 강제 징용자 배상 판결에 대해 극도의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 일본 정부는 징용 피해자 등에 대한 배상 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 당시 한국 측에 제공된 5억 달러 상당의 유·무상 경제 협력을 통하여 모두 해결되었기 때문에, 대법원의 판결은 국제법 위반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더 나아가 일본은 현재까지도 위안부, 강제 징용 등 불법 행위 사실 자체를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다.
2012년 대법원은 강제 징용 피해자가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 배상 청구 소송에서 “외교 협정으로 개인 청구권이 소멸할 수 없다”는 취지로 1심과 2심에서 신일본제철이 승소한 판결을 파기 환송하여 배상의 여지를 남겨놓았다. 이 판결은 양승태 대법원장과 박근혜 청와대 사이에서 ‘사법 거래’의 대상이 되면서 판결이 늦추어졌다가 2018년 10월에야 무려 40여 페이지에 걸친 장문의 판결문으로 그 논거를 제시하면서 ‘배상’으로 확정이 되었다.
청구권 협정의 골자는 “일본은 한국에 10년에 걸쳐 무상 3억 달러와 유상 2억 달러를 제공한다”(제1조)와 양국과 그 국민의 재산·권리 및 이익과 청구권에 관한 문제가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을 확인한다“(제2조)이다. 같은 판결에 참여한 대법관 13명 중 2명을 제외한 다수 견해는 ‘일본 정부의 한반도에 대한 불법적인 식민 지배 및 침략 전쟁의 수행과 직결된 일본 기업의 반인도적인 불법 행위를 전제로 하는 강제 동원 피해자의 일본 기업에 대한 위자료 청구권’이라는 점을 명시하고, ‘한일 청구권 협정은 일본의 불법적 식민 지배에 대한 배상을 청구하기 위한 협상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샌프란시스코 조약에 근거하여 한 점도 그 배경으로 꼽고 있다.
일본이 자해적 공격 성향을 보이는 극단적 태도의 배경에는 몇 가지가 있다고 본다. 첫째, 강제 징용 피해자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이 정확하게 일본의 ‘불법적’ 식민 지배라는 점을 명시하여 일본이 그동안 항변하여 온 일본 식민 지배의 절차적 정당성과 합법성 주장을 정면으로 무참하게 깨트리고 있고, 일본이란 국가와 일본 기업의 이미지를 실추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둘째, 이번 판결이 일본 기업에 대한 몇몇 소수의 위자료의 배상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본 식민 지배 시대를 청산하려면 위안부, 강제 징용자 뿐만 아니라 당시 피해를 입은 사람들 모두가 만약 개인적으로 위자료를 청구하면 배상을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봇물처럼 소송이 제기될 것을 염려한 것이다. 물론 북한과는 아직 우리와 같은 청구권 협정조차도 체결한 적이 없기 때문에 만약 북한과 협상에 나선다면 그 금액은 천문학적 숫자일 수도 있다.
셋째, 일본은 그동안 ‘잃어버린 10년’을 포함하여 오랫동안 경제 침체기에 빠지면서 국력이 쇠퇴하고 있는데 한국은 전자 산업과 자동차, 조선 등에서 일본을 추월하면서, 쫓기는 자로서 심리적 압박감을 느끼고 더 이상 추월당하지 않겠다는 전략이라고 본다. 더군다나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통하여 통일 한국의 큰 그림이 그려지고 있는데, 통일 한국에 대해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비장한 각오가 그 배경에 깔려 있다고 본다.
청구권 협정의 골자는 “일본은 한국에 10년에 걸쳐 무상 3억 달러와 유상 2억 달러를 제공한다”(제1조)와 양국과 그 국민의 재산·권리 및 이익과 청구권에 관한 문제가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을 확인한다“(제2조)이다. 같은 판결에 참여한 대법관 13명 중 2명을 제외한 다수 견해는 ‘일본 정부의 한반도에 대한 불법적인 식민 지배 및 침략 전쟁의 수행과 직결된 일본 기업의 반인도적인 불법 행위를 전제로 하는 강제 동원 피해자의 일본 기업에 대한 위자료 청구권’이라는 점을 명시하고, ‘한일 청구권 협정은 일본의 불법적 식민 지배에 대한 배상을 청구하기 위한 협상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샌프란시스코 조약에 근거하여 한 점도 그 배경으로 꼽고 있다.
일본이 자해적 공격 성향을 보이는 극단적 태도의 배경에는 몇 가지가 있다고 본다. 첫째, 강제 징용 피해자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이 정확하게 일본의 ‘불법적’ 식민 지배라는 점을 명시하여 일본이 그동안 항변하여 온 일본 식민 지배의 절차적 정당성과 합법성 주장을 정면으로 무참하게 깨트리고 있고, 일본이란 국가와 일본 기업의 이미지를 실추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둘째, 이번 판결이 일본 기업에 대한 몇몇 소수의 위자료의 배상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본 식민 지배 시대를 청산하려면 위안부, 강제 징용자 뿐만 아니라 당시 피해를 입은 사람들 모두가 만약 개인적으로 위자료를 청구하면 배상을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봇물처럼 소송이 제기될 것을 염려한 것이다. 물론 북한과는 아직 우리와 같은 청구권 협정조차도 체결한 적이 없기 때문에 만약 북한과 협상에 나선다면 그 금액은 천문학적 숫자일 수도 있다.
셋째, 일본은 그동안 ‘잃어버린 10년’을 포함하여 오랫동안 경제 침체기에 빠지면서 국력이 쇠퇴하고 있는데 한국은 전자 산업과 자동차, 조선 등에서 일본을 추월하면서, 쫓기는 자로서 심리적 압박감을 느끼고 더 이상 추월당하지 않겠다는 전략이라고 본다. 더군다나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통하여 통일 한국의 큰 그림이 그려지고 있는데, 통일 한국에 대해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비장한 각오가 그 배경에 깔려 있다고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