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나절이면 문자가 온다. “장흥군 전 지역에 연일 폭염주의보가 발효중에 있으니, 군민 여러분께서는 낮시간 동안 논·밭 작업 등 야외 활동을 자제하시고, 시원한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시며 건강 관리에 유의 하십시오.” 또는 “농작물과 가축 어류 양식장 피해가 우려되니 농축수산업에 종사하시는 군민 여러분께서는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사전 조치 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장흥군수 명의의 문자를 하루도 빠짐 없이 봐왔다.

비록 문자이지만 군민들에게 자상함이 엿보인다. 이렇듯 각 지자체 마다 폭염 대비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연일 뉴스 때 마다 폭염으로 인해 가금류 산란율이 10% 가량 떨어지고, 육계는 성장이 더뎌지며, 젖소 우유 생산량은 5%가 줄어 농가마다 스프링클러나 선풍기를 가동하고 영양제를 지급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안타까운 내용을 듣고 있다.

정부가 7월부터 종합 기술 지원단을 구성해 환기 시설 설치 등 컨설팅에 나서 9월까지 축산 농가 고온기 가축 관리 지원에 두 팔을 걷어 붙였다는 소식에서 피해의 심각함을 엿볼 수 있다.

또 가축이 죽으면 신속하게 시·군·구에 신고하고 이후 방역 기관의 조치에 적극 따라 달라고 게재된 신문 기사를 보고, 이 모두가 천재지변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했다.

전남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나 찜통 더위로 인한 가축·가금류 폐사가 얼마나 되는지 자료 요청을 해보았다. 자료에 따르면 2016년에는 폭염으로 86만 2000마리가, AI로는 122만 4000마리가 폐사했다. 2017년에는 폭염으로 101만 2000마리가, AI로 114만 5000마리가 폐사했다.

가축이나 가금류가 폐사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폐사한 가축을 처리하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다. 찜통더위에 폐사된 가축들이 지속적으로 매년 매장된다면 이 나라 좁은 국토는 어떻게 될까. 갈수록 심해지는 온난화와 기후 변화, 물 부족 국가로 이미 접어든 우리나라는 전국의 43% 약수터가 고갈되고,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지하수 오염 걱정부터 하지 않을 수 없다.

인구 밀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이미 사람도 죽으면 매장보다는 화장과 수목장을 하는 추세이다. 이에 견주어 보면 가금류 가축도 소각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 전국 가금류 소각장을 조사해봤다. 전국에 14개소(서울 1, 경기 4, 충남 7, 충북 1, 전남 1) 밖에 없으니 턱 없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비가 오면 쓰려고 우산을 마련해 놓듯이 아름다운 강산을 후손들에게 깨끗하게 물려주기 위해서는 미리 대비해야 할 것이다. 좀 불편하더라도 농로길 포장 안 하면 어떤가? 적재 적소에 선제적으로 쓰여야 할 예산 편성이 중요한 것이라고 본다.

벼 꽃이 피고 알곡이 영글어 가면서 가뭄에 신음하는 논·밭 때문에 물 대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이때 관정 말고는 당장 뾰족한 방법이 없는 것이다. 지하수마저 오염된다면 다가올 재앙은 어떻게 막을 것인가?

범국가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 전남부터 동물 소각장을 추가로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