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건물 90% 이상 지진 무방비
2017년 11월 16일(목) 00:00 가가
포항서 규모 5.4, 역대 2번째 강한 지진 … 전국 불안감 확산
내진설계 광주 11% 전남 2% 뿐 … 지진 발생도 작년 3배
내진설계 광주 11% 전남 2% 뿐 … 지진 발생도 작년 3배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으로 건물이 심하게 흔들려 대피소동이 빚어지는 등 광주·전남을 비롯한 전국이 지진 공포에 시달렸다. 이번 지진이 큰 피해는 주지 않았지만 광주·전남도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정부도 규모 6.0 초반대를 넘어서는 강진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하고 있는 만큼 각종 건물에 대한 내진설계 및 적용 기준을 강화하고 지진에 취약한 낮은 층수나 오래된 건물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진설계 고작 2.1%…대형참사 우려=광주·전남지역 주택 중 내진설계가 된 건물은 각각 11.3%·2.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대다수의 건물이 내진설계 없이 지어진 것으로, 중규모 지진(5.0)이 일어나더라도 대형 참사가 우려되고 있다.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남춘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건축물 내진설계 현황’ 자료를 보면 광주는 주택 9만7809동 중 내진설계가 확보된 주택은 11.3%인 1만1109동이다.
건물 종류별로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 6.5%(6364동), 단독주택 12.1%(9만1445동), 학교 36.3%(347동), 공공업무시설 11.3%(67동) 등이다.
전남은 내진설계가 된 건물이 전체 42만5986동 중 2.1%인 9247동뿐인데, 유형별로는 공동주택 59.1%(4108동)·단독주택 1.2%(5139동)·학교 10%(383동)·공공업무시설 5%(193동) 등이다.
내진설계가 적용된 건축물조차도 완전히 안심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광주·전남 모든 지역이 지진피해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셈이다.
◇광주·전남 지진 급증=올 들어 이날 현재 광주·전남에서만 모두 15건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5건보다 세 배 많은 수치다.
광주에선 지난 2월 18일과 3월 27일 두 차례에 걸쳐 발생했다. 전남에선 여수·순천·구례·고흥·보성·영광 등지에서 적게는 1차례, 많게는 네 차례에 걸쳐 일어났다.
문제는 올 들어서만 규모 3.0 이상의 지진이 세 차례 이상 발생했다는 점이다. 특히 지진 횟수도 해마다 늘고 있다. 연도별로는 ▲2012년 2회 ▲2013년 5회 ▲2014년 5회 ▲2015년 3회 ▲지난해 5회 등이다.
이는 광주·전남도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해주는 부분이다.
정부는 2005년 이후 내진설계 기준을 ‘3층 이상, 500㎡ 이상’으로 강화해 지진규모 5.5∼6.5 수준에 대비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 기준은 국민안전처 등이 추정한 국내 최대 지진 규모 6.8∼7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도입 이전에 지어진 건축물과 ‘2층 이하, 500㎡ 미만의 소규모 건축물’은 내진설계 적용 의무대상이 아닌데다, 강제로 적용토록 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도 없는 형편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지진 발생 시 대형 참사가 우려되는 만큼 국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대 지진 규모에 대비할 수 있도록 건축물의 내진설계 기준 강화, 내진보강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포항 지진 역대 두번째 규모=15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에서 발생한 지진은 규모 5.4다. 지난해 9월 12일 경북 경주시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지진 중 역대 두번째 규모다. 경주 지진보다 규모는 작았지만 진원은 더 얕아 전국적으로 흔들림이 감지됐고, 체감 위력은 경주 지진보다 더 컸다. 규모 2.4에서 4.6에 이르는 여진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지진으로 건물 20여곳이 금이 가거나 일부 부서지고 도로 2곳이 금이 가 차 통행을 금지했다.
포항 시내 상수도관 40개소가 파손됐고 KTX 포항역사 천정이 일부 무너졌다. 포항공대 등 4곳은 정전이 발생해 복구가 한창이고 주택과 상가 10여 곳에서 작은 불이 났다.
남구 지곡동 행복아파트 두 채 화장실 천장이 무너졌고 북구 두호동 4층 건물과 우창동 상가 건물은 붕괴 우려가 있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북구 장성동과 흥해읍 요양병원 3곳은 건물 외·내벽이 갈라져 환자들이 긴급 대피했다. 현재도 여진이 계속되고 있어 갈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의 여진이 수개월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경주 지진의 여진은 이달 9일 현재 총 640회 발생했다.
기상청은 “계속해서 여진이 발생하고 있어 상황을 면밀히 분석 중”이라며 “발생 지점이 내륙 쪽으로 들어가 있어 해일의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지진이 양산단층의 영향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좀더 조사를 해봐야 지진의 원인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한영기자 young@kwangju.co.kr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남춘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건축물 내진설계 현황’ 자료를 보면 광주는 주택 9만7809동 중 내진설계가 확보된 주택은 11.3%인 1만1109동이다.
건물 종류별로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 6.5%(6364동), 단독주택 12.1%(9만1445동), 학교 36.3%(347동), 공공업무시설 11.3%(67동) 등이다.
내진설계가 적용된 건축물조차도 완전히 안심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광주·전남 모든 지역이 지진피해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셈이다.
광주에선 지난 2월 18일과 3월 27일 두 차례에 걸쳐 발생했다. 전남에선 여수·순천·구례·고흥·보성·영광 등지에서 적게는 1차례, 많게는 네 차례에 걸쳐 일어났다.
문제는 올 들어서만 규모 3.0 이상의 지진이 세 차례 이상 발생했다는 점이다. 특히 지진 횟수도 해마다 늘고 있다. 연도별로는 ▲2012년 2회 ▲2013년 5회 ▲2014년 5회 ▲2015년 3회 ▲지난해 5회 등이다.
이는 광주·전남도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해주는 부분이다.
정부는 2005년 이후 내진설계 기준을 ‘3층 이상, 500㎡ 이상’으로 강화해 지진규모 5.5∼6.5 수준에 대비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 기준은 국민안전처 등이 추정한 국내 최대 지진 규모 6.8∼7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도입 이전에 지어진 건축물과 ‘2층 이하, 500㎡ 미만의 소규모 건축물’은 내진설계 적용 의무대상이 아닌데다, 강제로 적용토록 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도 없는 형편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지진 발생 시 대형 참사가 우려되는 만큼 국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대 지진 규모에 대비할 수 있도록 건축물의 내진설계 기준 강화, 내진보강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포항 지진 역대 두번째 규모=15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에서 발생한 지진은 규모 5.4다. 지난해 9월 12일 경북 경주시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지진 중 역대 두번째 규모다. 경주 지진보다 규모는 작았지만 진원은 더 얕아 전국적으로 흔들림이 감지됐고, 체감 위력은 경주 지진보다 더 컸다. 규모 2.4에서 4.6에 이르는 여진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지진으로 건물 20여곳이 금이 가거나 일부 부서지고 도로 2곳이 금이 가 차 통행을 금지했다.
포항 시내 상수도관 40개소가 파손됐고 KTX 포항역사 천정이 일부 무너졌다. 포항공대 등 4곳은 정전이 발생해 복구가 한창이고 주택과 상가 10여 곳에서 작은 불이 났다.
남구 지곡동 행복아파트 두 채 화장실 천장이 무너졌고 북구 두호동 4층 건물과 우창동 상가 건물은 붕괴 우려가 있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북구 장성동과 흥해읍 요양병원 3곳은 건물 외·내벽이 갈라져 환자들이 긴급 대피했다. 현재도 여진이 계속되고 있어 갈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의 여진이 수개월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경주 지진의 여진은 이달 9일 현재 총 640회 발생했다.
기상청은 “계속해서 여진이 발생하고 있어 상황을 면밀히 분석 중”이라며 “발생 지점이 내륙 쪽으로 들어가 있어 해일의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지진이 양산단층의 영향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좀더 조사를 해봐야 지진의 원인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한영기자 young@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