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광주·전남지역에서 평년 대비 3배가 넘는 지진이 발생하면서 지역민들의 불안과 걱정이 커지고 있다.

잦은 지진은 지난해 발생한 경주 지진 당시 지하에 쌓인 에너지가 주원인으로 꼽히고 있으며, 다행히 광주·전남에는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큰 단층이 없는 만큼 향후 인명피해 등 우려할 만한 수준의 지진이 일어날 확률은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19일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진 관측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1978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37.5회에 불과했던 지진발생 건수가 지난해에 252회 발생했다. 올해는 이날 현재 117회 발생했다.

최근 5년간(2012∼2016년) 지진현황을 살펴보면 광주 3회, 전남 18회 등 연평균 4.2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전남은 특히 올 들어 이날 현재까지 광주 2회, 전남 11회 등 연평균의 3배가 넘는 지진이 발생했다.

광주·전남의 연도별 지진 발생횟수는 지난 2012년 광주 0회, 전남 2회, 2013년 광주 1회, 전남 4회, 2014년 광주 0회, 전남 5회, 2015년 광주 0회, 전남 3회, 2016년 광주 1회, 전남 4회 등이다.

광주·전남지역은 아직까지 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없지만 올 들어 갑자기 지진 발생 빈도가 많이 증가한 상황이다.

기상청 지진화산감시센터는 광주·전남지역에 지진이 갑자기 늘어난 현상에 대해 지난해 9월 12일 발생한 진도 5.8 규모의 경주 지진을 주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주 지진 이후 광주 3회, 전남 14회 등 총 17회의 지진이 났다.

경주지진은 부산과 울산을 지나는 양산단층이 2011년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등의 원인에 의해 압력을 받으면서 발생했다.

단층은 지층이 끊기면서 생긴 것으로 앞으로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양산단층 등을 활성단층이라고 하는데, 활성단층은 오랫동안 힘을 축적하다가 어느 순간 밀거나 당기듯 움직이고 이때의 충격으로 지진이 발생하게 된다.

경주에 큰 지진이 발생하면서 한반도를 흔들어놓고 이때 쌓인 에너지에 의해 땅이 움직이면서 광주·전남 등 전국적으로 지진이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의 기술로는 땅에 쌓인 에너지의 규모 등을 파악할 수 없어 에너지의 방출시기도 알 수 없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우남철 기상청 지진전문분석관은 “지난해 9월 12일 경주 지진이 한반도를 뒤틀어 놓고 그 당시 발생했던 에너지가 땅속에 쌓여있다.”라면서 “이때 축적된 에너지가 한계치를 넘으면서 잦은 지진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분석관은 “축적된 에너지가 다 소모됐는지 확인할 수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지만 2.0 규모의 지진은 어느 지역에서라도 일어날 수 있으며 따로 지진주기가 있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최근 광주와 전남 지역에 지진이 발생하고 있지만 큰 단층이 없어 향후 우려할 만한 수준의 대규모 지진이 일어날 확률은 높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국적으로 지진을 관측할 수 있는 지진 관측소는 150개소가 있다. 이 중 광주·전남지역에는 총 24개소가 설치돼 광주 2개소와 전남 22개소가 있다. 기상청은 올해 안에 전남 6곳의 지역에 지진관측소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무등산관측소에는 전국 유일하게 지구 반대편의 지진까지 감시할 수 있는 초광대역 지진계가 설치돼 있다.

/김한영기자 you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