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심 외곽에 대한 건축물 높이 기준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도심은 물론 외곽에도 20층이 넘는 아파트, 주상복합 등이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일조권이나 조망권 피해, 과도한 도시기반시설 설치 등에 따른 예산 낭비 등의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상록회관이 들어서 있는 광주시 서구 농성동 260-7번지 일원에 35층 규모의 주상복합 건축물의 신축계획이 최근 광주시 제8회 건축위원회를 조건부로 통과했다. 당초 최고 39층 2개동(122세대)에서 심의를 거치면서 4개층이 낮아졌으나 이 일대 30층 이상 규모의 건축물이 없다는 점에서 스카이라인에 큰 변화를 줄 전망이다. 부지면적이 6598㎡에 불과하지만, 건폐율 53.96%, 용적률 398.79%를 적용받아 30층 이상 지을 수 있게 됐다. 고층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는 지구단위계획의 최소 부지가 1만㎡로 제한돼 있어 주상복합을 통해 고층 건축물을 신축한 것이다.

주상복합건축물이 들어설 부지 바로 뒤에서는 지상 16층∼29층 규모의 아파트 신축공사가 한창이며, 입주예정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박모(여·45)씨는 “무등산 조망과 앞에 있는 공원을 보고 아파트를 분양받았는데 갑자기 이런 일이 생겼다”며 “여건의 변화가 있다는 것을 미리 알았으면 다른 아파트를 알아봤을 것”이라고 분개했다.

지난 7월 열린 제7회 건축위원회에서는 대지면적 9783.1㎡의 광주시 광산구 쌍암동 688-2번지 외 6필지에 29층 5개동(294세대)의 주상복합 건축물 역시 조건부 의결됐다. 이 주상복합 건축물의 건폐율은 79.86%, 용적률은 615.2%에 달했다.

이처럼 도심 내외에 1만㎡ 이상 부지는 고층 아파트, 1만㎡ 미만 부지에는 초고층 주상복합 건축물이 들어서면서 광주지역의 스카이라인이 급변하고 있으나 대책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개별 건축물이나 단지에 대한 문제점만 살펴볼 뿐 광주 전체나 일정한 구역을 놓고 검토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대학 한 교수는 “광주의 스카이라인이 무계획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고층·초고층 건축물에 대해서는 개별 기준만이 아니라 도시 전반과 주변 지역과의 조화 여부를 중점적으로 살펴서 결정해야한다”고 말했다.

/윤현석기자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