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군이 천연기념물 53호인 진도개를 이용한 경견(競犬)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견은 트랙 안쪽에 장착된 토끼 모형이 트랙을 따라 움직이면 개들이 이 모형을 쫓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로 그레이하운드 종이 투입돼 관객이 돈을 걸고 즐기는 레저의 하나다. 외국에서는 공식경기로 인기를 끌지만 우리나라는 법제화 미비로 공식화되지 않은 상태다.

진도군이 진도개 경견 사업에 나선 것은 천연기념물로서 진도개를 널리 알리고 효과적으로 보호육성 하면서 진도개를 키우고 있는 주민들의 관련 소득증대도 꾀해보자는 취지다.

진도군은 경견 사업 추진 근거를 ‘한국 진도개 보호육성법’에서 찾았다. 이 법은 제1조에서 진도개의 우수성을 증진하며 그 활용도를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돼 있다. 특히 제3조는 군수가 진도개 혈통 보존을 위해 시험·연구와 보호·육성, 활용도 제고 등에 필요한 계획을 종합적으로 수립 시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법의 ‘활용도 제고’를 근거로 이미 2011년부터 6년째 진도개 테마파크에서 관광객을 상대로 진도개 경주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1경주당 3∼4마리의 진도개가 토요일에 2차례, 일요일 1차례 등 총 3경주를 벌인다. 관광객이 1000원짜리 쿠폰을 구입, 1등을 한 진도개를 맞히면 5000원 상당의 검정쌀이나 진도홍주 등 특산물을 선물로 받는다.

이번 경견사업도 6년간의 진도개 경주 공연 경험이 추진 동력으로 작용했다. 이동진 진도군수는 지난 31일 “진도개 경견 사업은 진도개의 우수성을 외국에 널리 알리고 반려견으로서의 친근감도 더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아울러 경견용 진도개 육성 등의 방법으로 주민들의 소득증대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진도군이 원하는 경견사업은 법제화가 선행돼야 가능하다. 차제남 진도군 진도개사업소장은 “진도개 보호육성법의 ‘진도개 활용도 제고’ 조항을 근거로 지난해 당국에 경견사업 가능성을 타진해봤지만 관련 인허가권이 어느 부처에 있는지 조차 잘 확인이 잘 안됐다”며 “사업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의사표시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도=박현영기자 hy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