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천일염이 2000년 넘게 지속돼온 중국 소금전매제 폐지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국내 자치단체에서 중국에 소금을 수출한 첫 사례로, 군 단위 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중국마케팅팀을 신설하는 등 중국시장 개방에 선제 대응한 결과물이라는 분석이다.

신안군은 “지난 6월 수출된 신안천일염 14t(4만달러 상당)에 대한 중국 세관의 통관 심사 절차가 최종 마무리됐다”고 4일 밝혔다. 지난 6월 중국 텐진항에 도착한 신안 천일염 제품의 통관이 4개월 만에 이뤄진 것이다.

이번 통관심사가 최종 마무리됨에 따라 향후 다양한 지역특산물의 중국 수출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기대된다.

신안군은 특히, ‘중국이 2000여년간 유지해온 소금 전매제를 폐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옴에 따라 그동안 통관절차 등으로 대중국 수출에 어려움을 겪어온 신안군 천일염 수출량도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해 11월 “중국 정부가 소금시장 개혁과 정부기능 효율화를 위해, 기원전 7세기 시작됐던 국가의 소금독점을 이번 철폐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 신문은 당시 중국 관영매체를 인용해 “중국 정부가 2016년 소금 가격을 자유화하고 2017년 신규 사업자의 진입을 허용할 계획”이라며 “국영소금회사에만 공급해야 했던 지역 생산업자들은 앞으로 지역 내는 물론 다른 성의 유통업자에게 소금을 팔 수 있게 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소금은 철과 더불어 역대 중국 왕조의 주된 수입원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신안군의 천일염 첫 수출은 그 의미가 크다.

중국은 춘추전국시대부터 일부 제후국들이 소금을 국가독점사업으로 지정해 생산과 유통을 통제했으며, 패권 확장을 위해 전쟁을 자주 벌이던 한나라 무제는 재정수입을 늘리기 위해 기원전 119년 전국 규모의 이른바 ‘소금’ 전매제를 시작했다. 역대 왕조가 이를 승계해 왔고, 중국 공산당도 1949년 정권을 잡으며 소금산업을 국유화한 뒤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에서 소금은 국가재정에 부담을 주는 존재로 전락하면서 중국 정부는 2012년 한 해 소금 산업을 독점하는 중국국영소금회사에 1억1800만 달러(약 1300억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독점체제 유지에 너무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소금 전매제 철폐 수순을 밟고 있으며, 신안 천일염 등 외국산 소금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려 충선왕 때 소금전매제도인 각염법이 시행돼 조선시대까지 비슷한 제도가 이어졌다.

권현오 신안군 문화관광과 중국마케팅담당은 “그 동안 중국 시장 선점을 위해 중국마케팅팀을 신설하고, 중국 북경 대흥구와 자매결연 협정 등을 체결하는 한편 지난 3월에는 중국에 신안군 관광 특산물 홍보관도 설치했다”면서 “한·중 FTA가 조기에 발효되고 중국의 소금 전매제가 완전 폐지되면 대중국 천일염 수출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표기자 lucky@kwangju.co.kr

/신안=이상선기자 ssle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