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주민들이 시공사의 가거도 항구복구 공법 변경에 불만을 표출했다.

목포 지방해양수산청은 지난 19일 삼성물산㈜ 등 3개 시공사가 제출한 ‘가거도항 태풍피해 복구공사’ 시공방법 개선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시공업체는 지난 2012년 8월 발생한 태풍 ‘볼라벤’ 피해 잔해를 그대로 놔둔 채 일명 ‘삼발이’로 불리는 130t짜리 고중량 테트라포드(TTP=파도를 막기 위해 쌓은 콘크리트 삼각구조물)로 덮어씌워 방파제를 보강하는 공법으로 항구적인 복구공사를 하겠다고 주민들에게 설명했다.

공사비가 현재보다 104억원이 증가하지만 현재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인 연약지반 개량비용을 고려하면 331억원을 절감하고, 공사 기간도 단축할 공법이라고 소개했다. 당초 공법은 가거도항 방파제 앞 해상에 10층짜리 아파트 2개동 규모의 1만t급 케이슨(콘크리트 사각블록)을 설치하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한 주민은 “지난 30여 년간 방파제 피해 모습을 지켜본 결과 현재 시공사 측 대안은 현지 실정을 전혀 모르는 공법”이라며 “고중량 블럭이라도 깨지면 소용이 없는 만큼 당초 공법(케이슨 설치)대로 해야한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국가에서 제시한 케이슨 방식으로 공사를 했다가 문제가 있으면 다시 보강할 수 있지만 시공사의 대안으로 시공했다가 준공 후에 문제가 생기면 누가 책임지느냐”고 반대했다.

또한 주민들은 “설계부실과 작업일수를 트집 잡아 공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시공업체가 또다시 공법 변경을 들고 나왔다”면서 “공사보다 잿밥만 챙기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예정가의 66.3%인 1532억원을 써내 이 공사를 수주한 시공업체는 이런저런 이유로 공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30%를 넘어야 할 공정률이 20일 현재 1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업체는 발주처의 설계부실을 문제삼아 1000억원의 공사비 증액을 요구한 데 이어 작업일수를 문제 삼았다.

한편 ‘국토 최서남단’ 가거도는 북상하는 태풍 길목에 위치해 지난 2012년 8월 태풍 ‘볼라벤’ 내습시 방파제 280m가 유실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이에 100년 주기의 태풍에도 견딜 수 있는 항구복구 공사가 오는 2019년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신안=이상선기자 ssle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