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에 유기농 배추를 절임 가공해 억대의 소득을 올리고 있는 젊은 남매 농군이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영암군 시종면의 남매 농군 손모아(25)양과 손병인(24)군. 이들은 유기농업 1세대인 손명호(52)·박미숙(49) 부부의 가업을 이어 받아 직접 재배한 배추를 절임 가공해 김장철에만 억대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맏딸인 손양은 부산외국어대에서 무역통상을, 차남인 손군은 한국농수산대에서 식량작물학을 전공한 엘리트다.

이들 남매가 농촌에 정착하게 된 것은 가공을 접목한 유기농업이 돈 버는 농업이라고 인식한 부친의 권유에서다. 2년 밖에 안된 새내기 농군들이지만 2011년에는 남매의 이름을 딴 ‘모인농산’이라는 유통회사까지 설립해 농식품 생산·가공에서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 자신들의 역할을 당차게 해내고 있다.

남매가 생산하는 절임배추는 친환경 유기농 인증을 받은 배추와 영광에서 생산된 천일염을 이용해 가공·생산되고 있다.

이 때문인지 최근에는 안전하고 건강한 식품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입소문으로 알려지면서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절임배추는 예약주문 방식으로 택배로 공급되며 오는 20일까지 6000 상자를 생산·판매해 2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손양의 유기농업에 대한 열정은 남다르다. 전남생명농업대 출신인 부친의 뒤를 이어 지난해 같은 대학 유통CEO 과정을 수료했고 올해는 유기농산물·가공품 수출을 위해 국제농식품무역사 1급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손양은 “내년에는 현대화된 유기농 절임배추 가공시설을 완비해 더욱 위생적이고 안전한 식품을 생산할 계획”이라며 “절임배추는 쓰레기 발생, 주부의 가사 노동, 식품 안전성 문제까지 해결하는 1석3조의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은수 전남도 식품유통과장은 “농식품 가공으로 억대의 소득을 올리는 부농 1세가 농업에서도 비전이 있다고 인식하고 자녀에게 자신있게 권장해 이뤄낸 결과”라며 “가공식품 산업을 가업으로 물려받은 후계농업인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장필수기자bung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