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군 선거관리위원회는 14일 서기동 구례군수를 대상으로 하는 주민소환 투표안을 이날 발의했으며, 다음달 4일 주민소환투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 군수는 이날부터 주민소환투표 결과가 공표될때까지 직무가 정지됐으며, 김채흥 부군수가 권한을 대행하게 된다.

◇주민소환투표 어떻게 이뤄지나=주민소환을 찬성 또는 반대하는 측은 오는 15일 0시부터 다음달 3일까지 주민소환투표법에 규정된 방법으로 투표운동을 할 수 있다.

부재자투표를 원하는 주민소환 투표권자는 부재자 신고서를 14∼19일 구례군청이나 읍·면사무소에 직접 제출하거나 우편(요금 무료)으로 보내면 되며, 이번 주민소환투표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도입된 사전투표를 할 수 있다.

투표일인 12월 4일 투표할 수 없는 선거인은 누구나 부재자신고를 하지 않고도 오는 29∼30일 구례군 각 읍·면사무소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서 미리 투표할 수 있다.

◇투표 결과 ‘촉각’=광주·전남에서는 단체장에 대한 주민소환투표가 처음이어서 투표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내년 6·4지방선거를 6개월여 앞두고 실시됨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의 전초전 양상도 띠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주민소환투표는 유권자의 3분의 1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야 성립되며, 투표로 과반의 찬성이 이뤄지면 서 군수는 직을 잃게 된다.

반면, 투표율이 3분의 1 미만이면 개표 없이 주민소환투표는 부결된다.

선관위가 오는 25일 최종 유권자 명부를 작성할 예정이지만, 현재 구례군 유권자가 2만2000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7300여명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야 투표가 유효하다.

이 가운데 최소 3700명이 찬성하면 주민소환이 성립돼 서 군수는 군수직을 박탈당하게 된다.

하지만, 그동안 제주지사, 경기 하남·과천시장, 강원 삼척시장 등 자치단체장 4명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가 있었지만 모두 투표 수가 미달해 개표가 이뤄진 경우조차 없었다는 점에서 주민 투표참여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투표 결과 유효 투표수 미달로 부결될 경우 서 군수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재선 가도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주민소환이 가결될 경우 구례군은 6개월 이상 군정 공백이 불가피해지며, 서 군수 또한,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해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지역정가의 분석이다.

따라서 서 군수 측과 주민소환추진운동본부 측은 투표 과정에서 사활을 걸고 찬·반 운동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 군수에 대한 주민소환은 지난 2011년 11월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법정구속됨에 따라 장기간 군정 공백 유발’을 사유로 구례지역 유권자 4000여명이 청구절차를 진행했으며, 서 군수는 2011년 1심에서 법정구속된 뒤 2012년 1월 항소심과 그해 10월 대법원에서 잇따라 무죄 판결을 받았다.

/최권일기자 ck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