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 농민혁명 최후 격전지로 알려진 장흥군 장흥읍 남외리 일원에 추진중인 동학농민혁명 전적지 성역화 사업을 둘러싸고 백지화를 요구하는 지역주민들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장흥군은 장흥읍 남외리 165번지 일원(사적지 제498호 지정)에 국비 83억원과 군비 55억원 등 총 138억원을 들여 동학농민혁명 성역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성역화 사업은 박준영 도지사와 당시 장흥출신 K 전 도의원과 현 C 도의원(당시 군의원) 제안으로 추진된 것으로, 홍보 영상관과 상징 조형물·편의시설 등을 갖출 계획이다.

사적지 498호 지정해제 추진위원회(가칭) 주민들은 “장흥군이 지난 2006년 9월 ‘동학농민 성역화사업 기본계획’ 수립에서부터 2008년 1월에 문화재청에 ‘사적지 지정’ 신청에 이르기까지 주민설명회나 동의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성역화 사업을 추진한 것은 명백한 불법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추진위 주민들은 “이로 인해 성역화 사업지구에서 500m 이내에는 문화재 보호법에 따라 ‘현상변경 허용기준 승인’을 거쳐 건축행위를 하는 등 사유재산권 침해를 받게 돼 장흥읍의 동·서간 균형발전은 물론 서부권 경제에 심각한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명흠 장흥군수는 “장흥 동학농민혁명 전적지는 역사적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것으로 성역화 사업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다만 관련 주민들에게 사유 재산권 피해를 주지않는 범위 안에서 빠른 시일 내에 문화재청과 협의해 사적지 성역화사업을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장흥군 장흥읍 남외리 일원 ‘석대들’은 1894년 12월 15일 패주한 동학 농민군이 관군과 일본군의 연합부대와 마지막 격전을 벌인 곳으로, 문화재청은 지난 2009년 5월 국가 지정문화재인 사적으로 지정했다. 정읍 황토현 전적지와 공주 우금치 전적지, 장성 황룡 전적지와 더불어 ‘동학농민운동의 4대 전적지’로 꼽힌다.

/장흥=김용기기자·중부취재본부장 ky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