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카 놓고, 성삼재 관통도로 폐쇄하면 오히려 지리산 환경 보호에 도움된다” “케이블카는 무성한 산림을 훼손하고, 몰려드는 사람들로 지리산이 몸살을 앓을 것이다”

구례군이 최근 지리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사업계획서를 환경부에 제출해 ‘1호 국립공원 지리산 케이블카’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구례군은 1일 “산동온천지구∼노고단 인근 KBS중계소 하단 4.3㎞ 구간에 3년 동안 32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케이블카를 놓는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 계획’을 최근 환경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계획안에는 케이블카를 설치한 뒤 기존 탐방로와 성삼재 주차장을 폐쇄하고, 국립공원 내 심원마을 이주 등을 통해 9만3000㎡를 생태 복원하는 방안 등이 포함돼 있다.

또 성삼재 관통도로(관할 지방도 861호선)를 폐쇄하고, 노고단에서 700m 떨어진 곳에 상부 케이블카정류장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구례군 관계자는 “대체교통수단(케이블카) 없이 무턱대고 성삼재 관통도로를 폐쇄할 수는 없다”며 “연간 80만명에 달하는 노고단 탐방객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 고민해야 하며, 케이블카만이 지리산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해답이다”고 말했다.

같은 시기 지리산 인근 지자체 중 남원시는 반선∼중봉(6.6㎞) 구간에, 경남 산청군은 중산관광지∼장터목(5.2㎞), 경남 함양군은 백무동∼망바위(3.4㎞) 구간에 케이블카를 놓겠다고 각각 환경부에 계획안을 제출했다.

또 월출산에서는 영암군이 기체육공원∼산성대(1.99㎞) 구간에 케이블카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환경부는 3개월 동안 현지 정밀조사와 민간전문위 검토를 거쳐, 오는 6월 말께 국립공원 케이블카 시범사업 최종 대상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환경·시민단체의 반발도 거세다.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등은 지난달 21일부터 지리산 노고단 등지에서 케이블카 건설에 반대하는 산상 시위에 나섰고 서울 광화문, 여의도 등지에서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 모임 윤주옥 사무처장은 “지리산에는 반달가슴곰을 포함한 수많은 야생 동·식물이 살고 있으며 노고단, 세석, 제석봉은 생태계의 보물 같은 곳이다”면서 “4월께 지리산 현장조사를 통해 케이블카 건설이 얼마나 자연을 파괴하는지를 세상에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오광록기자 kro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