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에 대한 ‘유네스코 세계 복합유산’ 등재가 추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은 크게 문화유산·자연유산·복합유산(문화+자연)으로 나뉘어 진다.

지리산권문화연구단은 지난 31일 구례군 섬진아트홀에서 지리산 세계유산 잠정목록 작성 및 등재를 위한 첫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지리산권문화연구단은 2007년 순천대 지리산권문화연구원과 경상대 경남문화연구원이 공동으로 구성한 학술기관이다.

‘지리산, 세계유산 등재를 위하여’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날 세미나는 ▲세계유산 등재 의의와 절차(박희웅 문화재청 세계유산 담당사무관) ▲산의 세계유산과 지리산의 세계유산 등재 전략(최원석 경상대 교수) ▲지리산의 문화유산 분포와 등재기준 검토(김봉곤 순천대 교수) ▲지리산의 자연유산 등재를 위한 기준검토(서정호 순천대 교수) 등 주제논문 4편이 발표됐다.

최원석 경상대 교수는 “지리산은 문학적 유산 등 인문적 가치, 산신신앙과 종교 등 정신사적 가치, 신림경제와 농사 등 생활사적 가치 등 기존 세계유산과는 차별되는 가치를 갖고있는 만큼 이 부분을 집중 부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최 교수는 ▲산촌과 풍수경관 ▲산악신앙 경관과 산신제(남악제) ▲신산(神山)·영산(靈山) 지리산 ▲산지 종교경관의 복합 클러스트 ▲청학동, 유토피아의 산 ▲선비의 유산로와 성찰의 길 ▲산지 역사유적과 역사경관 유산의 집적 ▲지리산의 사찰 경관과 고건축 ▲민중저항의 산(한국전쟁과 빨치산) 등 ‘문화유산 키워드’와 ▲천년의 숲, 함양 상림 ▲지리산 명승지의 자연미학 ▲멸종위기종·희귀종·고유종 서식처 등 ‘자연유산 키워드’로 나눠 유산 등재전략을 수립할 것을 제안했다.

또 박희웅 사무관은 “대다수 지자체는 세계유산 등재 추진이유로 관광수익 증대와 지역개발을 꼽는다”며 “세계유산을 비롯한 모든 문화 및 자연유산의 관광자원화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기반으로 해야 하며, 활용은 유산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수단의 하나일 뿐이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지리산권문화연구단과 문화재청은 올해 3차례 국내외 세미나를 개최한 뒤 올해 말께 잠정목록을 작성하고 내년 상반기 유네스코에 등재를 신청할 방침이다.

최현주 순천대 지리산권문화연구단장은 “한국에 종묘·조선왕릉·제주 화산섬 등 세계 문화·자연유산 9개가 있지만 세계 복합유산은 없다”며 “지리산이 세계 복합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각계의 참여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중국 태산과 황산, 아미산, 무이산, 그리스 아토스산이 유네스코 ‘복합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동부취재본부=이진택기자 lk5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