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 내죽마을에서 이색적인 달집태우기 행사가 열렸다.

한봉(토종꿀)을 치는 주민들이 한봉 벌통으로 10m 높이의 달집을 쌓아올리고 액운이 사라지길 기원하는 액운방(厄運榜)을 작성해 벌통에 매단 후 이를 불사른 것이다.

주민들은 지난해 이상기온과 ‘낭충봉아부패병’(囊蟲蜂兒腐敗病)이라는 생소한 이름의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꿀벌 대부분이 폐사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이날 꿀벌 회생기원 대보름 행사에는 구례군 전체 808개 한봉농가에서 2만8501군(群=1군 벌통 4∼7개)의 오염벌통이 모아졌다. 주민들은 오염벌통을 태우며 두손을 모아 올해 꿀벌의 회생을 간절히 기원했다.

구례군은 지난해 ‘낭충봉아부패병’으로 피해를 입은 토종벌 농가들에 대해 종자벌과 기자재 구입비 지원 등 지원활동에 들어간다.

구례군은 지난해 상반기 발생한 ‘낭충봉아부패병’으로 인해 토종벌이 집단폐사하는 피해를 입은 지역내 한봉농가들을 돕기 위해 ▲종자벌 구입비 500군(1군= 2만3000∼3만마리) 1억5000만원 ▲기자재(벌통) 구입비 4억400만원 등 총 5억5400만원을 확보했다

지원금은 자부담이 50%로, 오는 4월까지 지급을 마칠 예정이다.

종자벌 구입비 지원액은 1군당 30만원, 기자재(벌통) 구입비 지원액은 1군당 1조(벌통 4개)기준 1만2000원이다.

이밖에도 군은 2억원을 들여 내달부터 7월까지 5개월간 건강한 토종벌을 육성, 농가에 무료로 나눠줄 계획이다.

한편 토종벌 에이즈로 불리는 ‘낭충봉아부패병’은 꿀벌 애벌레에 악성 바이러스가 발생해 새까맣게 썩어 고사하는 병으로 지난해 전남지역뿐만 아니라 전국 토종벌 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끼쳤다.

/동부취재본부=이진택기자 lk5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