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농민들이 토종벌 집단 폐사와 이상기후 등으로 인한 감 냉해, 벼 쭉정이 피해 등 3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15일 구례군에 따르면 지난달 27∼28일 갑작스런 한파로 인해 본격적인 수확을 보름여 앞두고 있던 감이 모두 얼어버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감들이 냉해를 입어 품질이 떨어지면서 평소 10㎏ 1박스당 3만5000원대를 유지했던 감 가격이 1만∼2만원대까지 폭락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이번 냉해는 890여 농가 320ha 전체 재배지에서 발생한 것으로 군은 연간 90억원에 달하던 감 매출이 올해는 반 토막이 날 것으로 보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군은 최근 냉해 감농가 돕기에 나서 공무원들이 900여 박스를 사주고, 재해보상 대책을 마련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보상액이 6000㎡ 이상일 경우 ha당 47만원에 불과하고, 6000ha 미만은 피해율이 50%가 넘으면 단돈 77만3000원을 지급, 현실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8월 구례 토종벌 농가들은 토종벌들이 바이러스성 질환인 ‘낭충봉아부패병’에 감염돼 꿀벌농사를 완전히 망친 상태이다. 현재 구례 전체 800여 농가에서 치고 있는 2만7000여군(1군은 2만5000∼3만마리) 중 생존한 토종벌은 단 19개 군에 불과하다.

더욱이 ‘낭충봉아부패병’은 재해보상 대상에도 해당이 안 돼 농가들은 사실상 농사를 포기한 상황이다.

구례군 관계자는 “토종벌에 이어 감과 벼농사까지 이 같은 ‘최악의 실농’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군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 등 당국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동부취재본부=이진택기자 lk5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