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초’라는 브랜드로 전국적인 명성을 일궈온 신안 시금치값이 크게 올랐다.

‘눈을 맞고 혹독한 추위가 온 뒤 생산된 게 가장 맛있다’는 섬초가 본격적인 출하시기를 맞아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산지 거래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생육시기에 비가 많이 내려 어린잎이 물에 잠긴 탓에 재배면적의 50%가 습지피해를 본 게 원인이다.

4일 신안군과 비금농협에 따르면 주 생산지인 비금과 도초면에서 생산되는 섬초는 요즘 서울 송파구 가락동 도매시장에서 15㎏들이 한 상자 평균가격이 5만원에 달한다. 최상품은 7만원을 호가한다. 이는 예년과 비교할 때 두 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비금농협의 섬초 출하량은 최근 50여 일간 7만600 상자에 그쳐 지난해 19만5천 상자에 비해 12만여 상자나 줄었다.

비금농협 관계자는 “게르마늄 성분이 다량 함유된 섬초는 잎이 두껍고 부드러워 씹는 맛이 좋은데다 당도가 뛰어나 찾는 소비자가 많지만, 지난해부터 생산량이 적어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면서 가격이 계속 오르는 추세”라면서 “생육시기 습지피해로 생산량이 크게 감소한 탓”이라고 말했다.

비금농협은 섬초 재배면적(780ha) 가운데 절반이 넘는 400여ha가 습지피해를 입어 생산량이 예년의 절반을 밑돌고 있다. 도초지역도 사정은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밭과 논에 파종한 시금치 생육시기인 지난해 9월 중순부터 한 달여 동안 이 지역에 내린 강우량은 100㎜가량으로 예년보다 20∼30%가 더 내리면서 경작지가 물에 잠겨 어린잎이 녹아버리거나 휩쓸려 나가는 심각한 피해를 봤다.



신안지역 시금치는 전국 출하량의 60%를 차지하며, 주 생산지인 비금과 도초면을 중심으로 연간 1만200여t이 생산돼 150억원의 소득을 올리는 ‘효자작목’으로 알려져 있다.

/신안=조완남기자 wn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