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작황 호조에…물김 5296t 바다에 버렸다
2025년 02월 12일(수) 21:55
진도·고흥 등 물김 생산량 급증
산지 가격 유지 위해 수급 안정화

/클립아트코리아

산지 물김 수천t이 그대로 바다에 버려지고 있다. 김 작황 호조로 가공공장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생산량이 급증한 게 원인으로 꼽히는데, 수산 당국은 적정 산지 가격을 유지하기 위한 수급 안정화 방안 마련에 공을 쏟고 있다.

12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전남지역 산지위판장에서 폐기된 물김만 5296t으로, 전국에서 폐기된 물김(5989t)의 88.4%에 달했다.

진도가 2285t의 산지 물김을 폐기해 가장 많았고 고흥(1733t), 해남(800t), 완도(240t), 신안(158t), 장흥(80t) 순이었다.

전남도 등 수산 당국은 작년보다 좋은 작황으로 물김 생산량이 265개 전남지역 김 가공 업체의 수요를 웃돌아 경매장에서 위판되지 못한 채 버려지는 물김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025년산 물김 생산량은 지난 6일 기준 25만 2859t으로 전년 같은 기간(21만 6496t) 대비 17%가 증가했다.

김 작황이 좋은데다, 지난해 국내 물김·마른 김 가격 상승세에 따른 수급 안정을 위해 올해 김 양식장을 새롭게 조성한 점도 생산량 증가로 이어졌다.

해수부는 그동안 신규 김 양식장 면허를 제한해왔지만 해외 시장에서의 김 선호도 상승으로 인한 수출량 증가, 일본의 김 흉작 등이 맞물리면서 국내 물김·마른김 가격 상승세로 이어지는데 따라 수급 안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난해 전국적으로 2700㏊(1㏊는 1만㎡)의 신규 김 양식장 조성을 허가한 바 있다.

전남의 경우 기존 양식장 재배치로 인한 김 양식 면허 승인을 빼면 신규 양식장 허가는 13년 만에 이뤄진 것으로, 양식장 시설이 모두 마무리되면 기존 양식장에 더해 전남 바다에 새롭게 조성되는 양식장 면적(1658㏊)만 축구장 2335개 규모에 달한다.

여기에 수요를 노린 불법 무허가 양식장도 우후죽순으로 늘면서 물김 생산량 증가에 영향을 줬다.

생산량이 늘면서 가격은 급락했다. 1월 위판 가격이 포대(120㎏)당 8만 9000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위판 가격(19만 8000원)의 절반에도 못 미칠 정도로 떨어졌다.

다만, 2월 들어 수급이 안정되고 있어 포대(120kg)당 16만 3000원에 위판 가격이 형성되는 등 물김 가격도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는 게 전남도 판단이다.

전남도는 이같은 점 등을 들어 물김 채취량 자율 감축을 통한 생산량 조정, 마른김 비축 시범 사업 추진과 함께 정부에 ▲위판 할당제 도입 ▲대규모 보관창고 확충을 통한 비축사업 추진 등을 건의하는 등 가격 안정화를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섰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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